바이블 오디세이 I2018. 11. 8. 09:41

신앙인의 길과 복

(잠언 3:1-12)

 

아버지(어머니)는 자녀(아들/)를 양육하고 훈련해야 한다. 자식에 대한 양육과 훈련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은 어리석은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식에 대한 양육과 훈련을 남의 손에 맡기는 일을 너무 손쉽게 생각한다. 잉여의 시간과 재산이 생겨난 덕에 학교 제도가 생겨난 이래로 자녀 교육은 남의 일이 된 듯하다.

 

가장 좋은 교육 기관과 장소는 가정이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정에서의 교육에 성공하면 사회에서도 성공하지만, 가정에서의 교육이 실패하면 아무리 좋은 학교를 다녀도 사회적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다. 물론 부모 밑에서 건강한 가정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성공한 사례가 많다. 그러나, 그들 삶에 속에는 반드시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어떤 존재가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가정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 신앙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신앙 교육으로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교회에서 신앙의 언어를 배우긴 하지만, 그 언어를 실제로 쓰는 곳, 그래서 마음에 새기는 곳은 가정이다. 교회에서 배운 신앙의 언어를 가정에서 가족들 간에 쓰지 않으면 그 언어는 우리 안의 모국어 Mother Language’가 되지 못한다. 무엇이든지, 내면화, 모국어가 되지 않은 것은 실제 생활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억지로 기억해내야만 하는 것들은 빠르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잠언서 1장부터 9장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10개의 가르침이 들어 있다. 그 중에서 우리가 함께 살피고 있는 3장의 말씀은 세 번째 담화(가르침)에 해당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한다.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1). 여기서 법과 명령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버지가 1인칭 소유격을 붙여 나의 법, 나의 명령이라고 한 것을 보면, 아버지가 인생을 살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을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되고, 넓은 의미에서, ‘법과 명령은 모세의 율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법과 명령을 잊지 말고(기억하고), 지키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그러한 행위는 아들에게 장수와 평강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에게 이 말은 외계어처럼 들릴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장수는 의학의 발달로 오는 것이고, 평강은 정치의 안정으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앙인은 장수와 평강이 의학이나 정치의 발달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아버지(하나님)의 법과 명령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온다고 믿는다.

 

이러한 이야기가 굉장히 비과학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때, 생명이 의학이나 정치가 만들어내는 어떤 것이 아니라, 생명이 하나님에 의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생각해 볼 때, 그 생명의 장수와 평강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생명에 더해지는 장수와 평강은 하나님에게서 온다. 게다가 평강 없는 장수는 오히려 저주가 될 수 있는데, 현대인은 의학의 도움으로 장수의 복을 누리고 있을지는 몰라도 평강이 자신들 안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죽지 못해 사는 이들, 평강이 없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내던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자살한 모녀의 이야기 / 무엇이 그들의 삶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을까.) 그러한 것을 볼 때, 장수와 평강은 의학이나 정치에서 오는 게 아니라, 하나님에게 오는 선물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어서 이러한 가르침을 준다. “인자와 진리를 네게서 떠나지 말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여 네 마음 판에 새기라”(3). 우리는 목에 다이아몬드나 금 같은 보석 거는 것을 좋아한다. 목에 보석을 거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아름다움과 신분을 드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성경은 목에 보석을 거는 대신, ‘인자와 진리를 걸라고 말한다. 매우 시적인 표현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보석이 목에 걸려 있어도, 그 사람의 목에 걸린 것이 그 사람의 은총과 존귀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 그러나, 목에 인자와 사랑이 걸려 있으면, 그 사람은 은총과 존귀를 선물로 받아 누리게 된다.

 

인자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헤세드이다. 구약성경에서 헤세드는 다양하게 번역된다. ‘인자가 대표적인 예이지만, 이 외에도 사랑, 자비, 긍휼, 선함등으로 번역된다. 더 큰 틀에서는 은혜로 번역할 수 있고, 영어 성경에서는 ‘steadfast love(확고부동한 사랑로 번역되기도 한다.

 

하나님의 헤세드가 없으면, 인간(이스라엘)은 살 수 없다. 그래서 헤세드는 하나님이 언약을 세운 대상자들을 향해 품으시는 사랑의 마음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언약을 먼저 세우시는 것도 하나님이고, 그 언약을 지킬 수 있도록 이끄시는 것도 하나님이다. 만약 언약을 지키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 인간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것도 하나님이고, 언약을 다시 지킬 수 있도록 언약을 깬 자들을 심판하시는 것(공의)도 하나님이다.

 

그러한 하나님의 헤세드(인자)’를 붙들고, 그 헤세드를 자신의 삶 속에 구현하면서 사는 자에게 주어지는 복은 은총과 존귀이다. 좀 더 단순화시켜서 말하자면,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자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을 구현하면서 사는 자들은 하나님과 사람에게 은총과 존귀를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5절부터 10절까지는 3가지의 명령과 약속이 나오는데, 하나님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가르친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세 단어를 통해 맺어진다. “신뢰, 경외, 공경이 그것이다. 첫째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나님과 이러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5). 아버지는 아들에게 마음을 다해 여호와를 신뢰하라고 가르친다.

 

여기서 마음(레브)’은 인간의 생각과 결정(결심)을 만들어 내는 기관을 말한다. 마음은 생각을 만들어 내고, 생각은 행동을 만들어 낸다.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 내는 마음을 다해 여호와를 신뢰하라는 말은 생각과 행동의 근거가 나 자신의 명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성경은 이것을 다른 말로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6a)고 표현한다. 히브리어 표현을 풀어서 말자면, 이 말은 너의 모든 길 안에서 그를 인정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지금 을 가고 있다. 그 가는 모든 길 안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얻게 되는 복이 있다.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He will make your paths straight”(6b). ‘지도하다라는 단어는 굽거나 휘어진 것을 곧게 하다라는 뜻이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의 가는 길을 평탄케 해 주신다는 뜻이다. 구불구불한 인생의 길을 곧게 펼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데 있다는 것은 매우 큰 깨우침을 준다.

 

우리는 이와 반대의 상황을 출애굽기에서 본다. 출애굽하여 곧게 펴진 길로 가나안 땅까지 며칠 걸리지 않고 갈 수 있었던 이스라엘은 광야 길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데 실패하여 가나안으로 향하는 그들의 길이 구불구불해져 40년간이나 광야를 헤맸다. 하나님을 신뢰하면 앞을 가로 막는 바다가 갈라지고, 바위에서 물이 나온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평하면 곧았던 길도 구불구불해진다.

 

두 번째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나님과 이러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7). 이 구절을 보면, ‘지혜경외이 맞물려 있다. 스스로 지혜롭다 여기는 사람은 악에 빠지기 쉽다. 인간의 지혜는 선악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에덴동산에서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사람(아담/하와)의 눈에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들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만약, 처음 사람(아담/하와)이 하나님을 두려워(경외)했다면, 그들은 자신의 지혜를 따라 선악과를 따먹지 않았을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그 열매에 눈길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지혜를 따라 행동하는 것은 매우 큰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의 지혜를 따르지 말고, 언제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고 일러준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여 악에서 떠난 삶을 사는 자에게 주어지는 복이 있다. “이것이 네 몸에 양약이 되어 네 골수를 윤택하게 하리라”(8). 현대인은 비타민을 먹으며 건강한 육체와 생명력 있는 영혼을 얻으려 한다. 그런데, 성경은 건강한 육체와 생명력 있는 영혼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서 온다고 말한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며 악을 행하는 자의 몸과 영혼이 성 할리 없다. 악을 행하면서 비타민을 열심히 먹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악한 일에 연루되지 않는 것 자체가 보약이다.

 

세 번째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나님과 이러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한다.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9). 여호와를 공경하는 일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고 행동의 문제이다. 성경은 여호와를 공경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공경하라는 동사는 히브리어 카베드인데, 이는 무겁다, 엄중하다의 의미로서,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처음 익은 열매(레쉬트)’는 시간뿐 아니라 정도에 있어서도 최선의 것을 의미한다. 여호와를 공경하는 것은 최선의 시간과 최선의 물질을 드리는 마음에서 시작된다(생명의 삶 플러스, 20158월호, 181). 공경은 남는 시간, 남은 물질(물건)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시간, 최선의 물질(물건)을 드리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인들에게 레저가 되어버린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하나님께 최고의 시간과 물질을 먼저 드리고 남는 시간에 자신들의 할 일을 하는가, 아니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남는 시간에 하나님께 시간과 물질을 드리는가. 다른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자기의 양심은 자신이 지금 하나님을 공경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신앙생활도 양심적으로 해야 한다.

 

상대방이 나를 공경(respect/honor)하는 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상대방이 나에게 최선의 것을 주는지 아닌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나 자신도 상대방을 공경(respect/honor)하고 있다면, 최선의 것 주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요, 공경하지 않는다면, 최선의 것 주는 것을 아까워할 것이다. 그리고 대개 공경의 마음은 상대방이 자신을 대하는 것을 보면 안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 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의 것을 주고 받는 관계가 아름다운 것이다.

 

여호와를 공경하면, 즉 최선을 것을 드리면, 받게 되는 복이 있는데, 그것은 풍요의 복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당연한 결과다. 최선의 것을 드리면, 최선의 것이 오기 때문이다. 사람 사이에서도, 서로 최선의 것을 주고 받으면 삶이 풍요로워지는 법이다. 풍요는 진실한 나눔을 통해서 온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한 가지 당부를 하면서 가르침을 맺는다. “내 아들아 여호와의 징계를 경히 여기지 말라 그 꾸지람을 싫어하지 말라”(11). 여기서 징계로 번역된 히브리어의 무싸르는 여호와께서 연단하시는 신앙의 훈련을 의미한다(생명의 삶 플러스, 181). 사랑한다면 방치할 수 없다. 가는 길이 평탄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훈련해야 한다. 인간이 가는 길은 마냥 평탄하지 만은 않다. 그리고 인간은 어떠한 길이 평탄한 길인지 잘 알지 못한다.

 

훈련과 꾸지람의 가치는 대단한 것이다. 그 가치를 모르는 자는 사랑하는 자(자녀)를 훈련하지 않고 꾸짖지 않아 그를 도탄에 빠트리지만, 그 가치를 아는 자는 사랑하는 자를 훈련하고 꾸짖는다. 사랑은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이지 않다. 사랑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사랑은 심장을 뛰게 한다. 사랑은 뛰는 심장과 함께 행동한다. 신앙의 길은 외로운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동행하는 길이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자체가 복이다.

 

권고/교훈

약속

법과 명령을 지키라 (1)

장수와 평강 (2)

인자와 진리를 붙들라 (3)

은총과 존귀 (4)

여호와를 신뢰하라 (5)

평탄한 인생 (6)

여호와를 경외하라 (7)

전인적인 건강 (8)

여호와를 공경하라 (9)

풍요 (10)

여호와의 징계와 꾸지람 (11)

(아버지) 사랑의 증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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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