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한다는 것
신학한다는 것(Doing theology)은 무엇인가? 루터나 칼뱅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들의 텍스트를 보는 것도 얼마정도 쓸모 있는 일이겠으나, 결국 그들의 텍스트를 읽다보면, 그들은 그들의 역사와 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신학적 견해를 내놓은 것을 보게 된다.
결국 신학한다는 것은 루터니 칼뱅이니 바르트니 하는 신학자들의 견해를 익히고 그들의 견해를 따지고 드는 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하여 나의 신학적 견해를 내놓는 일이다.
그때 그들에게는 그들의 문제가 있었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우리들의 문제가 있다. 신학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문제'를 신학적으로 들여다보며 반성적으로 비판하는 일이다. 그것을 통해 진리가 무너지지 않고 진리가 살아 숨셔 모든 생명이 진리의 숨을 쉬게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신학한다는 것은 선배 신학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문제를 바라보고 분석했으며 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비판하고 진리의 길을 냈는가 배우는 것이며, 그 배움을 가지고 지금 여기에서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하며 진리를 수호하는 것이다.
한국의 신학자들은 부동산 문제에 대하여 신학적 견해를 내야하며, 인구절벽문제에 대하여, 공수처 설치에 대하여,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하여, 고 박원순 시장의 성폭력 의혹에 대하여, 교회 세습에 대하여, 남북의 평화와 통일에 대하여, 일본문제 에 대하여, 미국과의 외교에 대하여, 등, 나라와 민족의 앞날에 관련한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신학적 견해를 내야 한다.
루터와 칼뱅, 바르트는 우리들의 문제를 알지 못하며, 그들의 신학은 우리들의 문제에 대하여 참고(input)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해법(solution)이 될 수 없다. 그들이 '오직 성경'이라는 진리 아래 자신들의 시대에 당면한 문제에 대하여 신학적 견해를 제시한 것처럼, 우리도 그들과 동일한 성경을 가지고 있으니, 성경의 진리에 기대 우리들의 문제에 대하여 신학적 견해를 내놓아야 한다.
이땅에 신학자는 사람들(doing theologians)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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