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1
밤새껏 비가 내리더니, 날씨는 개고, 밤이 되니
스산한 바람이 부네요.
나무를 지나칠 때 나는 바람 소리는 할 말이 있는데 망설이는 사람인양
소리만 무성할 뿐, 아무런 의미를 만들지 못합니다.
요즘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
할 말은 많은데, 바람처럼 할 말들이 가슴 속에서 맴돌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
저는 오늘도 식구들 사진을 들여다봅니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사진 찍는다고 좋아하면서 사진관에 갔던 그 날.(초등학교 1학년이었죠 아마도..)
빛 바랜 흑백 사진이지만,
그 사진 속에서는 칼라처럼 생생한,
빛 바라지 않은 행복이 흘러나옵니다.
오늘은 얼마나 편한 잠을 청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행복이 가슴을 간지럽히기 때문이지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잠을 청하렵니다.
보고싶은 아버지 음성이 들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해설
아버지께 받은 사랑과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도대체 글로 표현이 안 됩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들들을 사랑하는 것으로
그리고 아들들에게서 받는 사랑으로,
그렇게 삶으로 그 사랑을 표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