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2
봄은 바람을 타고 먼저 올지,
하늘을 타고 먼저 올지,
나무를 타고 먼저 올지 모르지만,
春三月이 다가오면서
바람도 하늘도 나무도 봄내음을 흘리는 듯 합니다.
귀와 코와 몸이 곤두서는 까만 밤,
차 창문을 내리고 달려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바람 소리와
부드러운 밤의 향기와
부드러운 공기의 기운이
온 세상에 펼쳐져 있는 듯 합니다.
아버지!
그런데 내 마음은 왜 이렇게 허전할까요?
“허전”이라는 단어가 미안해 할 만큼
이 말로도 담아내기 힘든 “허전”이
심장을 둘러 내리 누르고 있는 듯 합니다.
상쾌한 바람만큼만,
푸르른 하늘만큼만,
우뚝 선 나무만큼만,
세상 시름을 안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덧 상쾌해진 바라처럼,
어느덧 푸르러진 하늘처럼,
어느덧 우뚝 선 나무처럼,
나도 어느덧 “내가” 되어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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