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 시편 14편 - 선하게 살기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 그들은 부패하고 그 행실이 가증하니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 지각이 있어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 다 치우쳐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가 없으니 하나도 없도다”(시편 14편 1~3절).
작년과 재작년 한국에서 많이 팔린 책 중에 <종교 없는 삶>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에 ‘세속(secular)’이라는 말이 있죠. 좋은 뜻으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대개 ‘세속적’이라는 말은 ‘속물적’이라는 뜻으로 통하거나, ‘신을 믿지 않는’이라는 뜻으로 통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든지, 종교적 신념을 토대로 돌아가지 않는 사회를 일컬어 ‘세속적’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이러한 ‘세속적’인 사람들의 숫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종교 없는 삶>이라는 책에서는 ‘세속(secular)’라는 용어를 가치 중립적인 용어로서, ‘무종교적인’이라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책의 저자 필 주커먼(Phil Zuckermann)은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에 위치한 피처 칼리지의 사회학과 교수인데요, 그 자신이 ‘무종교인’입니다. 그는 종교 없는 삶을 택한 사람들이 늘어가는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면서 ‘종교 없는 삶’의 의미를 찾아내서, 종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불신을 덜어내려고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물로 <종교 없는 삶>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책 서문에서, 연구를 통해, ‘종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핵심 가치를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신뢰와 생각의 자유, 지적인 탐구, 아이들의 자율성 함양, 진리 추구, 황금률(남이 자신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너도 남에게 해주어라!) 속에 깊이 새겨져 있는 공감적 호혜를 도덕성의 바탕으로 삼기, 죽음의 불가피성 받아들이기, 내세가 아닌 지금의 세상을 기초로 하는 온건한 실용주의로의 삶을 항해하기, 그러면서 설명할 수도 헤아릴 수도 없이 심오한 존재의 한가운데서 때때로 깊은 초월감을 만끽하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24쪽).
그는 이어서 ‘무종교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말합니다. “활력과 의욕, 열정, 끈기를 갖고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아가는 것… 또 이 세상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므로 세상을 더욱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헌신하는 것… 신이나 구원자보다 가족과 친구들을 더 사랑하고 선을 행하며 타인들을 올바르게 대하는 것… 또 갓난아기나 폭풍우, 배, 눈물, 조화와 내적인 것들, 대수학, 용서, 오징어, 아이러니 같은 삶의 설명할 수 없는 경이들에 어떤 초자연적이거나 신적인 보호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이것들 속에서 기쁨과 충족감을 발견하는 것…”(24-25쪽).
저자가 연구를 통해 밝혀낸 ‘종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핵심 가치들을 보면 ‘종교를 가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이 세상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므로, 이 세상에서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려고 ‘종교를 가진 사람들’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겼습니다. “기독교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은 기독교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일텐데요, ‘세속적인 삶’, 즉 종교 없이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도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데,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없다”라고 그 마음에 생각하며, 그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들을 ‘어리석은 자’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자들은 무신론을 실천으로 나타내는데요, 그들은 ‘선을 행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선(토브)’, 참 멋진 말이죠. 하나님이 태초에 만물을 창조하실 때, 하루하루 창조를 끝내실 때마다, 창조하신 피조물을 바라보시며, ‘선하다(good)’라고 칭찬해주셨습니다.
그렇죠, 여러분, 우리는 ‘선한 존재’입니다. 위에서 필 주커먼이 <종교 없는 삶>이라는 책에서 ‘종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렇게 선하게 살아갈 수 있고, 선하게 살아가고 있어요’라고 말한 것은, 그들이 마음에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미, 하나님께서 그들을 선하게 창조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물며, 하나님이 우리를 선하게 창조하신 것을 알고 고백하고 믿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떠해야 할까요? 물론, ‘종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경쟁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질없는 짓이죠. 하나님이 우리를 선하게 창조하신 이유가 ‘경쟁’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저, 우리는 우리를 선하게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선한 창조에 경탄하며,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대로 ‘선하게’ 살면 됩니다.
오늘 하루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든, 작은 일도 괜찮습니다, ‘선한 일’을 해보세요. 내 마음에 기쁨이 있고, 상대방의 마음에 용기를 주는,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눈을 바라볼 때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러한 선한 일을 해보세요. 그것으로, 우리는, 하나님이 계시다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 우리는 하나님의 선한 피조물이라는 것을 노래하는, ‘충분한 그리스도인’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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