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새로우니2020. 4. 17. 17:53

아침묵상 시편 15편 - 덕스러운 말, 또는 침묵 하기

https://youtu.be/0av2b8uwyTQ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사는 자 누구오니이까 /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실천하며 그의 마음에 진실을 말하며 / 그의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아니하고 그의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웃을 비방하지 아니하며 / 그의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존대하며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하며 /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 주지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하지 아니하는 자이니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이다”(시편 15).

 

시편에는 유사한 시편이 몇 있는데요, 어제 살펴본 시편 14편은 53편과 매우 유사하고요, 오늘 살펴볼 15편은 24편과 평행을 이루는 시편입니다. 특별히, 15편과 24편은 예배하는 자가 성전에 가서, 성전에 입장할 때에 부르는 시편으로 알려져 있죠.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는 예배라고 표현하지만, 하나님 입장에서 우리의 예배는 하나님의 초청입니다. 시인은 성전 들어가기 전에 하나님께 이렇게 묻습니다. “주님, 주의 집에 들어가서 주님을 뵙고, 주님과 함께 교제 나눌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누구입니까?”

 

영어에 RSVP라고 있죠. 프랑스어의 ‘Répondez s'il vous plaît’에서 온 단어인데요, “please respond”라는 뜻입니다. 초청장을 건네고, 올 수 있는지, 오지 못하는지, 미리 알려 달라는 말이죠. 누구의 초청을 받으면, 초청장이 있어야 하고, 응답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의 집으로 초대하시는데요, 하나님의 초청장, 즉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사람은 좀 특이합니다. 돈 많은 사람도 아니고, 잘 생기고 예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옷을 잘 입은 사람도 아니죠. 시인이 알려주고 있는 자격은, ‘정의와 공의입니다. 참 특이하죠.

 

정의와 공의는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하는 마땅한 윤리를 말합니다. 서로의 생명을 지켜주고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 정의와 공의입니다. 시인은 그 정의와 공의가 무엇인지, 매우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죠.

 

하나님의 초청을 받아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의 자격은 정직하게 행하는 것’, ‘공의를 실천하는 것’, 마음에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8개 정도를 말하고 있는데요, 1) 혀로 헐뜯는 말을 하지 않는 것, 2)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것, 3) 친구나 동료에게 누명을 입히지 않는 것, 4) 타락한 사람을 멀리하는 것, 5)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과 가깝게 지내는 것, 6) 손해를 봐도 맹세한 것은 지키는 것, 7) 돈을 빌려 주면서 이자를 지나치게 받지 않는 것, 그리고 8) 뇌물을 받고 죄 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지 않는 것 등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인데요, 공동체 생활이 중요했던 고대 사회에서는, 공동체의 질서를 해치는 행동은 공동체의 존속과 그 구성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게 좋았고, 반대로 공동체를 번영하게 하는 행동은 장려된 것이죠.

 

요즘 우리가 사는 사회는 공동체 의식이 많이 무너지고, 관계가 매우 파편화된 사회이죠. 우리는 상대방이 없어도 생명을 부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착각하며 삽니다. 그렇다보니, 막말과 못된 행동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남발되면서 사회가 매우 어지러워졌습니다. 특별히, 첫번째 구체적인 행동인 혀로 헐뜯는 말을 하는 일이 인터넷 매체 등에서 너무 악독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허무는 말’,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도 있는데요, 얼마전 악플 때문에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우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 일도 있었죠. 이웃을 해하는 어떠한 일도 하면 안 되지만, 특별히, ‘허무는 말 하는 일, 즉 혀로 헐뜯는 말 하는 일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하루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생명을 허무는 말은 내다버리고, 누군가의 생명을 세워주는 덕스러운 말을 하도록 노력해 보면 어떨까요? 내가 하는 말이 허무는 말인지, 세우는 말인지, 분간이 안 될 때는 그냥 아무 말 하지 않고, 침묵 하는게 훨씬 좋을 때도 있죠. 그렇게 말을 조심하는 것이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 지의 자격 조건이 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내가 하는 말을 조심하는 일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덕스러운 말을 하는, 또는 침묵하는, 복된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