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새로우니2020. 4. 29. 11:04

아침묵상 시편 21편 - 서동요 지어 부르기

https://youtu.be/6ETNO3Tnet8


오늘은 시편 21편을 묵상하면서 하루를 열어봅니다.

 

삼국유사에 <서동요>라는 노래가 전해져 옵니다. 서동은 남부여의 무왕의 아명, 즉 어릴 때 이름입니다. 어릴 때 가난하여 마(서여)를 캐고 다닌 것 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하죠. 서동은 무왕의 어릴 적 이름이고, ‘는 노래를 뜻하는데요, ‘노래를 뜻하는 한 자가 두 개 있죠. ‘인데요, ‘는 악기의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를 뜻하고, ‘는 반주 없이 부르는 노래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서동요는 서동이라는 사람에 대한 노래인데, 무반주 노래를 가리키는 것이죠.

 

삼국유사에 나오는 <서동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善化公主선화공주니믄

ᄂᆞᆷ 그ᅀᅳ지 얼어 두고

맛둥바ᄋᆞᆯ

바ᄆᆡ 몰 안고 가다

(양주동 역)

 

양주동 선생님의 번역으로 읽어보면 이런 뜻입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통정해 두고 / 맛둥 도련님을 /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서동이 선화공주를 사모하여,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고자 하는 마음에, 이러한 노래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며 다니게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데요, 이것이 역사적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일은 미루어 두고, 들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서동요덕분에 서동은 선화공주와 결혼을 하게 됐고, 남부여의 왕이 되었다고 하죠. ,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시편 21편을 읽으면서, 불현듯 서동요가 생각나서 서동요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시편 21편이 마치 다윗의 서동요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상상력을 조금 발휘하여, 다윗이 시편 21편을 지어 백성들에게 부르게 했다고 치면, 왜 다윗은 그러한 일을 했을까요?

 

시편 21편은 크게 세 부분은 나눌 수 있는데요, 왕의 과거 행적을 노래하는 1절부터 6, 그리고 브릿지 역할을 하는 7, 왕의 미래 행적을 노래하는 8절부터 13절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다윗은 이스라엘의 여느 왕과는 달리 수 많은 업적과 공을 쌓은 왕이죠. 사울 왕 시절, 다윗이 공을 세웠을 때, 백성들은 사울 왕을 보며, ‘천천세했다면, 다윗 왕을 보고서는 만만세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사울 왕은 다윗에 대하여 질투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질투심이 사울 왕을 병들게 하고 그 자리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만들죠.

 

다윗의 행적을 보면,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났을 때,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교만해져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무엘하 7장에 보면, 다윗은 자신이 이룬 업적을 등에 업고, 나단 선지자를 찾아가 이런 제안을 합니다. “나는 백향목 왕궁에 사는데, 하나님의 궤는 아직도 휘장 안에 있습니다”(삼하 7:2). 다윗의 제안은 이런 것이었죠. “하나님의 집을 지어드리겠습니다!”

 

사무엘하 7장에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면, 나단 선지자는 처음에 다윗의 제안을 좋게 여겼다, 밤새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다윗의 생각이 얼마나 교만한 생각인지를 깨닫고, 다윗이 스스로 자신의 제안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합니다. 하나님이 나단 선지자에게 하신 말씀의 요점은 이것입니다. “다윗 네가 나의 집을 건축해 주는 것이 아니라, , 여호와가 너의 집을 건축해 주는 것이다!”

 

나단 선지자의 예언을 들은 다윗은 자신의 교만한 생각을 꺾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합니다. 하마터면, 자신이 이룬 업적 때문에 자신이 하나님인양 하나님 앞에서 교만을 떨 뻔 했는데, 다윗은 다시 한 번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았던 것이지요.

 

이것은 그냥 제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이러한 일이 있은 후, 다윗이 지은 시편이 바로 시편 21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백성들의 입에서 서동요처럼 울려 퍼지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그렇게 함으로써, 다윗은 더 이상 자신이 쌓은 업적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교만해지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했던 것이지요. 물론 제 상상입니다.

 

근거 없는 상상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편 21편을 보면, 다윗이 그렇게 큰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 때문이었고, 다윗과 하나님 사이에 맺은 언약적 사랑(헤세드)’ 때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1절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호와여 왕이 주의 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주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크게 즐거워하리이다!” 다윗이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것은, 즉 다윗이 전쟁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의 힘과 주의 구원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7절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왕이 여호와를 의지하오니 지존하신 이의 인자함으로 흔들리지 아니하리이다.” 다윗은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왕이고 싶었고, 다윗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하여 업적을 쌓을 수 있는 이유는 지존하신 이의 인자함’, 즉 하나님의 헤세드,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 때문이라는 고백입니다.

 

다윗이 이런 노래를 지어 백성들이 부르게 했다면, 다윗은 교만해지려 해도, 교만해 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이 잠깐 교만으로 채워졌다가도, 백성들이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며, 다시 마음을 고쳐 먹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서동이 서동요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하여, 결국 흠모하는 선화공주와 결혼에 이르게 되고, 무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겠지요.

 

우리도 살면서, 때로는 이러한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하여, 또는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아니면, 결심한 어떠한 일을 끝까지 잘 마치기 위하여, 짧은 노래를 지어, 가족들이나, 친구들, 또는 회사 동료들에게 부르게 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그것이 리마인드가 되어, 길을 잃지 않고, 서동처럼, 다윗처럼, 마음의 소원, 그 부르심을 끝까지 이룰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