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23. 8. 1. 04:13

영성

(출애굽기 3:1-12)

 

1. Ted Runyon. 에모리대학교 조직신학자. 2017년 5월 11일 소천하셨다. 저서 중에 <New Creation>이라고, 웨슬리 신학에 대한 저술이 있다. 이 책은 산타클라라UMC 담임목사를 하셨던 김고광 목사님이 한국말로 번역했다. 나중에 개정판을 낼 때, 개정된 부분이 잘 번역됐는지, 런연 교수님이 봐달라고 하셔서 확인해 드린 적이 있다. 나는 Ted라는 이름과 인연이 깊은 듯싶다. 에모리의 Ted Runyon이 추천서를 써주시고, GTU의 Ted Peters가 나를 제자로 받아주셨다. 에모리에서 공부할 때, Ted Runyon에게서 두 개의 수업을 들었다. 하나는 실존주의철학(신학)이고, 다른 하나는 성례전신학(Sacramental Theology)이었다. 런연 교수님은 늘 수업시간에 지난 주 신문의 주요 토픽을 이야기하고, 기도하고 시작했다. 인상적이었다.

 

2. 지난 주 신문의 주요 토픽은 단연, ‘폭염’(Heatwave)이다. 미국만 해도 폭염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인구가 1억 7천만명에 달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가 끝났다. 끓는 지구의 시대가 왔다 We've Gone Beyond Global Warming and Into Global Boiling"고 발표하기도 했다. 폭염, 또는 홍수 피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무엇보다, 농작물의 타격이 심하다. 한국 뉴스를 보니, 상추 100그램에 2,428원이고 삼겹살 100그램에 2,555원이다. 그래서 우스갯말로, 상추에 삼겹살을 싸 먹는 게 아니라,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는 시절이 왔다고 한다. 이제 베트남 쌀국수 집에 가면, 스리라차를 보기 힘들다. 기후변화로 칠리 페퍼 제배가 안 되기 때문이다.

 

3. 이런 문제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아마도, ‘먹고사니즘’ 때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먹고사니즘이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발생하고 있는 ‘개인적인 문제들’에 파묻혀,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떻게 보면, 나와 상관없는 일 같은, 그런 일이 전혀 눈에 안 들어왔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재, 여러분을 괴롭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의 삶이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나 자신의 문제와 나의 문제다 보다 더 큰 문제들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산다. 그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4. 출애굽기 1장을 보면, 창세기의 마지막 축복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어떻게 펼쳐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스라엘 자손이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출 1:7).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atmosphere)가 바뀐다. 이는 마치, 기후변화를 맞이한 것과 같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 애굽을 다스리니”(출 1:8).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애굽에서 400년 동안 생육하고 번성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제 고통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애굽을 통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5. 요셉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요셉의 가치를 전혀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치 있던 것이 가치 없는 순간이 된 것이다. 이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따뜻함이 없어지고, 냉대가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애굽의 새 왕은 이스라엘을 차갑게 대했다. “감독들을 그들 위에 세우고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여…”(출 1:11).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을 엄하게 시켜 어려운 노동으로 그들의 생활을 괴롭게 하니… 그 시키는 일이 모두 엄하였더라”(출 1:14). 이렇게 엄한 노동과 괴로움 가운데서도 이스라엘 백성이 번성하는 것을 그치지 않으니, 급기야는 아예 산아제한을 두려고 한다.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라는 끔찍한 명령까지 내려진다.

 

6. 모세는 이런 난세에 태어난 인물이다. 태어나면 곧바로 죽을 운명을 안고 태어났지만,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혜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애굽의 왕, 바로의 딸 슬하에서 자라게 된다. 모세는 왕자 대접을 받으며 성장한다. 왕궁에서 귀하게 자란 몸이지만, 태생이 히브리인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었다. 출애굽기 2장 11절 이하는 모세의 장성한 시절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어느 날, 모세는 자기 동족 히브리 사람이 애굽 사람에게 핍박을 받고 있는 보고 의분이 일어 자기 딴에는 히브리 동족 편을 든다고 애굽 사람을 쳐죽인다. 그런데, 나중에 이 일이 탄로나서 모세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7. 애굽에서 떠나온 모세는 이제 자기 삶에 집중하게 된다. 생존의 문제. 미디안 광야에서 떠돌던 모세는 미디안 제사장 르우엘(이드로)을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거하며, 결국 그의 일곱 딸 중 하나인 십보라와 결혼을 하여 미디안 광야에 정착해서 살게 된다. 이제 모세는 더 이상 애굽과 상관없는 삶을 살고, 히브리 사람들과 만날 일도 없을 것 같은 삶은 산다. 그렇게 모세는 그냥 자기의 인생을 살아가는 듯싶다.

 

8. 우리가 오늘 읽은 본문은 한 개인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던 모세가 자기보다 더 큰 존재, 자기보다 더 큰 문제에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것을 ‘영성’이라는 용어를 통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가 교회에서, 또는 삶을 살아가면서 ‘영성’(spirituality)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영성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영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없을 때가 있다. 그리고 요즘 많이 유행하는 말이 이런 것이다. ‘Spiritual but not religious.’ 줄여서 ‘SBNR’이라고 한다. 나는 영성을 추구하지만(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

 

9. 영성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대개 ‘영성’하면 뭔가 신령한 것으로만 생각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을 추구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만다. 요즘엔 영성을 ‘명상’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그냥 혼자 조용한 곳에서 가서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것을 영성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는 영성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자주 듣는데도 불구하고 영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거나, 영성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영성이 아주 막연해졌다.

 

10. 영성이란 무엇인가? 이해하기 쉬운 말도 풀어서 설명하면, 영성이란 나보다 더 큰 존재에 연결되는 것이다. 출애굽기를 보면, 영성과 영성이 아닌 것을 잘 보여준다. 출애굽기는 나보다 더 큰 존재에게 연결되면서 커가던 존재가 어느 새 모든 관계가 끊기고 고통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땅에 아기로 태어나서 나보다 더 큰 존재인 부모에게 연결되면서 커가기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부모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아기는 부모를 통해서 ‘영성’을 배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기에게 최초의 영성이다. 인간은 처음 경험이 중요하다.

 

11. 아기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서 자기보다 큰 존재인 부모보다 더 큰 존재에게 접속하기 시작한다. 친구를 통해서,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그리고 학교를 통해서, 교회를 통해서 등등, 이제 아이는 자기의 존재를 확장해 간다. 그렇게 성장해 가던 아이가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한다. 우리는 출애굽기에서 그러한 모습을 보는데, 나보다 더 큰 존재에게 연결되어 가면서 성장하던 존재가 어느 때부터 더 큰 존재에로 연결되어 나가는 것이 막히고, 오히려 자기 자신으로만 축소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더 큰 존재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자기 자신 안에 갇히게 될 때, 인간은 고통받는다. 애굽의 이스라엘이 딱 그랬다. 고된 노동과 생존을 위한 투쟁에 내몰리다 보니, 어느새 이스라엘은 자기보다 더 큰 존재에 잇대어 사는 법을 잃어버렸다.

 

12. 모세의 삶은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죽을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왕궁에서 왕자로 자란 모세는 자기보다 더 큰 존재에 연결되면서 성장해 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더 이상 성장하는 존재가 되지 못하고, 왕궁과 애굽에서 도망쳐 미디안 광야에서 양치는 목동으로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듯했다. 더 이상 그에게 하나님도, 동족 이스라엘도 온데간데없어지고, 그냥 그렇게 미디안에서 고립된 인생을 사는 듯했다. 그의 삶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힘들었을까. 그러한 그의 삶과 마음이 그가 십보라에게서 낳은 아들의 이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게르솜. “내가 타국에서 나그네(alien)가 되었음이라.”

 

13. 내가 요즘 읽은 책 중에 <연결된 고통>이라는 책이 있다. 한 번 읽어보길,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이 책의 부제는 ‘현대 의학의 그릇에 담기지 않는 고유하고 다양한 아픈 몸들의 인류학’이다. 한 의사(이기병)가 외국인노동자진료소에서 근무하며 환자를 돌보면서 경험한 것을 인류학의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의 이야기니까, 기본적으로 마음 아프다. 낯선 땅에 와서, 나그네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 일인가. 그 중에서 내가 예전에 담임하던 교회의 한 교인을 생각나게 하는 일화가 눈에 띄었다. 네팔 사람인데, 한국의 외국인노동자로 와서 살던 사람 이야기다. 이 사람이 외국인노동자진료소에 와서 받은 진단은 ‘심부전증’이었다. 심부전증이 온 직접적인 원인은 술 때문이었다.

 

14. 그런데, 이 사람이 술을 먹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네팔은 가부장주의가 심한 나라라고 한다. 청소년기에 아버지를 여의고 일찍 가장이 된 이 네팔 남성은 가족들을 뒤로 하고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 한국에 외노자로 와서 농장 일을 시작으로, 직물 공장, 비료 공장 등지에서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은 이유는 자명하다. 원하지 않는 곳에 와서 원하지 않은 일을 억지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시간이 좀 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빈도와 양이 늘어갔다.

 

15. 그런데, 문제는 과음을 하고 난 다음 날 술 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채 업무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공장의 오너나 주변 동료들에게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다 음주 경력이 길어지면서 결국 심부전증에 걸리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병을 알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일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니까. 그래서 아픈 몸을 숨기고 가까스로 일을 해오다가 병원을 찾은 것이고, 금주 권고를 받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회사에서 해고가 된 것이다. 계약 갱신이 안 된 것이다. 술 먹는 것 때문에 회사에 근심이 되었던 터라, 계약 갱신에서 탈락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이후로 술을 더 먹게 되었고 결국, 그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16. 조지아에서 목회할 때 딱 이런 분이 있었다. 서울시 공무원을 지내신 분인데, 자녀 중 한 명이 지체장애자여서, 아이를 위해서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온 분이었다. 아이는 미국에 와서 돌봄을 잘 받아 UC 샌디에고 대학에 들어갔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아빠는 그렇지 못했다. 자녀를 위해서 미국에 오긴 왔지만, 와서 말도 잘 안통하고, 일거리도 없어서, 말 그대로, 나그네로 힘들고 어렵게 살았다. 그러다, 막노동이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흘러흘러 조지아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 분도 자신의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시간 날때마다 술을 마셨다. 술을 이기지 못할 정도로 마셨다. 나는 술병 난 이 분을 달래 주러 심방을 참 많이도 나녔다.

 

17. 그렇게 공사장 인부로 살아가던 이 분이 엘에이 집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잘 사는 가 싶었다. 어느 날 나에게 전화가 와서, “목사님, 영주권이 나왔습니다. 이제 곧 건유찬유 좋아하는 뻥튀기 사들고 조지아에 목사님 뵈러 한 번 가겠습니다.”라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분의 부인에게 전화가 왔다. 반갑게 받았는데, 소식은 비통했다. “목사님, 남편이 죽었어요. 술병을 이기지 못해서, 집에서 술만 먹다가 죽었어요. 그동안 남편을 위해서 힘써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비통한 소식이어서,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 분의 술주정 때문에 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는데, 그냥 그렇게 세상을 떠나셔서, 마음이 침울했다.

 

18. 인간은 자기 자신 안에 갇혀 버리면 결국 고통 당하면서 죽는다. 요즘 시대가 악마 같은 이유는 ‘자기’에게만 갇혀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보다 더 큰 존재, 나보다 더 큰 문제에 나를 연결시키지 못하게 만든다. 요즘 시대에 가장 편만한 감정이 무엇인가? 무관심과 무기력이다. 요즘 시대, 사람들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 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영성’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큰 존재가 없는 시대, 내가 제일 큰 존재인 시대, 즉, 나보다 더 큰 존재, 나보다 더 큰 문제에 연결되지 못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큰 존재가 없고, 내가 제일 큰 존재이다 보니, 자기 바깥의 존재를 향한 두려움과 떨림이 없다. 부모도 무시하고, 선생님도 무시하고, 누구든지, 마음에 거리끼면 무시한다. ‘니가 뭔데?’

 

19. 모세가 호렙산 사건을 통해서 회복한 것은 영성이다. 나보다 더 큰 존재에 연결된 것이다. 그는 자기가 큰 존재인 줄 알고 이집트 왕자로서 애굽에서 종살이하며 고통스럽게 살던 히브리인들의 고통을 자신이 덜어주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그 일로 인해서 결국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전락해서, 결국 미디안 광야에서 나그네로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은 모세를 불러, 모세를 더 큰 존재에 연결시킨다. 그 큰 존재는 하나님이었고, 더 나아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었고, 그들을 통하여 민족을 이룬 이스라엘이었다. 그렇게 모세는 더 큰 존재와 연결되면서 삶의 의미를 회복한다.

 

20. 영성은 나보다 더 큰 존재에 연결되는 것이다. 영성의 궁극은 가장 큰 존재인 하나님에게 연결되는 것이다. 영성은 다른 말로, 겸손을 배우는 일이다. 나는 나 스스로 큰 존재가 아니라 바깥의 존재와 연결되면서 커가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나보다 작은 존재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존재를 만나든지, 그와 연결되면서 두려움과 떨림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모세와 야곱에게서 극명하게 배울 수 있는데, 모세는 자기보다 더 큰 존재와 연결되면서 그 앞에서 신발을 벗었고, 야곱은 얍복강에서 어떤 존재(천사)와 연결되면서 이렇게 외쳤다. “당신이 나를 축복하기 전까지는 내가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이런 영성의 욕구가 없으면 우리는 성장하기 힘들다. 영성을 통해 성장한 사람은 존재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두려움과 떨림으로 존재를 대한다.

 

21.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존재에 대한 폭력의 문제(정치적 폭력)나 기후변화의 문제를 겪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영성의 부재 때문이다. 자기가 가장 큰 존재라고 생각을 하니, 나의 바깥 존재를 함부로 대한다. 나라와 나라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사물의 관계들 생각해 보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나보다 큰 존재라고 생각하면, 땅에 묻혀 있는 광물이 나보다 큰 존재라고 생각하면, 우리가 모두 거기에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우리가 현재 경험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폭력의 문제나 기후변화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나보다 큽니다.” 서로가 서로를 두려움과 떨림으로 대하는, 영성을 회복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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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