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1. 7. 25. 03:54

2011 7 24일 주일 예배 설교

본문: 마태복음 13:31-33, 44-52

제목: 천국은 마치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천국을 비유로 설명하시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을 비유로 설명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 계시와 은닉을 위해서 입니다. 계시는 드러내는 것을 말하고, 은닉은 감추는 것을 말합니다. 계시와 은닉을 위해서 비유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비유란 순우리말로 그림언어라고 합니다. 일단 그림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림을 보면 뭔가를 보여주는 것 같아도, 때로는 뭔가가 숨어 있는데 안 보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라는 그림을 보면, 모나리자의 미소는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것 같으면서도 그 뒤에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을 비유로 설명하시는 이유는 바로 천국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보이시기 위함이고, 완악한 마음으로 천국을 배척하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기 위함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예수 그리스도에게 마음을 여는 자들에게는 천국이 보이겠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 마음을 닫는 자들에게는 천국이 감추어 진다는 겁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천국에 대한 갈망을 많이 합니다만, 잘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천국이 있느냐, 없느냐’, 또는 천국이 어떤 곳이냐라는 질문에 사로 잡혀 허송세월 보내기 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한 삶을 살고 있느냐에 따라서 천국이 드러나기도 하고 감추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천국에 대한 다섯 가지의 비유를 보았습니다. 그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2)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

3)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4)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5) 천국은 마치 바다에 치고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과 같으니

 

예수님께서 천국에 대한 비유를 말씀하시는 대상이 갈릴리 호수 주변에 사는 민중들이었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비유들은 그들에게 매우 익숙한 것들이었습니다. 알아듣기 쉬우라고 하는 비유가 도통 모르는 것에 빗대어 이야기하면 실패하게 됩니다.

 

첫째로, 겨자씨 비유에서 겨자씨는 갈릴리 호수 주변에 2월이 되면 흐드러지게 피는 잡초입니다. 귀한 것이 아니라, 볼품없고 흔한 것입니다. 이는 마치 갈릴리 지방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취급 당하는 것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볼품없고 흔한 잡초인 겨자씨를 정원에 심어 새들이 깃드는 큰 나무로 자라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요즘 세상 말로 하면, 시골 촌뜨기 아이를 잘 키워서 하버드 대학에 입학시키겠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있는 갈릴리 사람들은 로마의 압제를 받고 있었고
,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한 주류사회에서 밀려나 이방의 갈릴리라고 멸시받으면서 잡초처럼 눌려 살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잡초 같은 갈릴리 사람들을 천국 시민으로 초청하고 계신 겁니다. 이 말씀을 듣고 이 사람들이 얼마나 은혜를 받았겠습니까? 게다가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대로 그러한 사람들을 천국 시민으로 만들기 위해서 잡초처럼 버려진 인생들을 집중적으로 찾고 심방하셨습니다.

 

이 세상에는 잡초 같은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누구나 주류인생, 꽃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공평하지 못하고 의롭지 못하여,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나의 인생이 잡초 인생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인생이라고 해서 낙심하거나 괴로워할 것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찾으시고 천국으로 초청하는 인생은 바로 잡초 인생이라는 것을 안다면, 오히려 우리는 잡초 인생으로 사는 것이 더 복되고 즐거운 인생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허투루 듣지 마십시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그러므로 우리는 나의 인생이 잡초 같은 인생이라고 할지라도 절망하거나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잡초 같은 인생을 산다 할지라도 그들을 경멸하거나 깔보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아니라, 잡초 같은 인생을 사는 바로 그 사람이 나보다 천국에 더 가까이 간 사람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돈이 많이야 사람 구실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이 세상에서 돈이 없어 궁지로 내몰린 사람들이나 아예 집도 없고 가족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하는 홈리스 같은 사람들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 잡초 같은 그들의 인생이 돈 자랑 하면서 사는 인생들보다도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더욱더 입어 천국에 더 가까이 간 인생일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십시오.

 

둘째로, 가루 서 말 속에 넣은 누룩은 이들이 매일 먹는 주식인 빵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것입니다. 한 말이 13리터 정도 되니까, 서 말은 39리터 정도의 양이 됩니다. 이는 약 100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양의 밀가루입니다. 가루 서 말에 들어가는 누룩은 아주 보잘것없이 적은 양입니다. 그러나 아주 보잘것없는 조그만 양의 누룩이 가루 서 말을 발효시켜 그 모양이 완전히 다르게 변화시킵니다.

 

예수님께서 천국 복음을 전하고 다니셨지만, 세상을 바라보면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로마의 지배는 여전하고, 그들의 삶은 여전히 곤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천국이란 바로 누룩과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사람들이 보기에 미미해 보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된 하나님 나라는 온 천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예수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신 메시아라는 사실이 온 천하게 드러나는 날이 올 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하는 일이 때로는 헛된 일 같아 보이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낙심 될 때, 이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보기에 미미한 것 같습니다. 시시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힘들고 지칠 때가 많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고 행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되, 낙심하지 말고 곧 드러나게 될 영광스러운 날을 위해서 쉬지 말고 일해야 합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칭찬하시고 보상해 주실 겁니다.

 

셋째로, 보화와 진주는 천국이 얼마나 감진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 또한 말해 줍니다. 보화와 진주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너무도 귀한 것인데 사람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로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아본 사람들은 자신의 가진 것을 모두 팔아서 그것을 삽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모든 것을 바쳐 소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소유할 수도 없는 것임을 말해 줍니다.

 

요즘은 모든 것을 바쳐서 천국을 소유하라는 말을 이단들이 오염 시켜놓았습니다. 재산 다 교회에 바쳐라, 이런 뜻으로 둔갑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재산을 다 바치고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린다며 산으로 들어가서 사는 이단들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 재산을 다 바쳐 보십시오. 아무리 여러분의 재산을 다 바친다고 해도, 그것으로 천국을 살 수는 없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해도 그 돈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이건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이라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 지 보여주기 위해서 비유로 말씀하고 있는 겁니다. 비유가 사실로 둔갑해서 천국을 얻기 위해서, 구원을 받기 위해서 모든 재산을 바치라는 말로 둔갑하면 정말 곤란합니다.

 

돈 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불사르게 내어줄지라도 우리는 그것으로 구원 받을 수 없습니다. 구원은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에 의해서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집니다. 보잘것없어서 값없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값을 매길 수 없어서 값없이 주어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국을 소유한 백성이, 구원 받은 백성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드려도 시원치 않은 것이지요. 그만큼 값지고 소중한 것을 얻었으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그것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사도 바울도 예수 그리스도를 얻고 나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여겼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귀하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배설물로 여겨질 정도겠습니까?

 

그런데 우리의 신앙은 어떠합니까? 우리는 아직까지 예수 그리스도가 너무 귀해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배설물처럼 보잘것없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보다 귀한 것이 우리의 삶에는 많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말로는 고백하면서도 우리 눈에 우리 마음에 더 귀해 보이는 것을 따라 발길을 옮기고 에너지를 쓰고 애정을 쏟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해 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로 만족해 보십시오. 미움 다툼 시기 질투부터, 세상이 부추기는 부와 명예까지도 모두 시시해 보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그물은 갈릴리 호수 주변에 살던 사람이면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물입니다. 갈릴리 사람들은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어업이 주 산업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거기에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물의 비유가 얼마나 이들에게 익숙했겠습니까?

 

이 그물 비유는 좀 섬뜩한 비유이기도 합니다. 이 비유를 통해서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이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비유가 우리가 읽지는 않았지만 이미 앞에 나와 있습니다. 가라지 비유가 그것입니다. 가라지 비유나, 이 그물 비유나 똑같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알곡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듯이, 그물에는 먹을 수 있는 좋은 물고기와 먹을 수 없는 나쁜 물고기가 함께 잡힙니다.

 

우리는 이 비유를 통해서 세상 끝 날에 있을 최후의 심판을 봅니다. 천국에 초청된 자들은 많습니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으로 인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천국으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사람이 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좁혀서 교회를 통해서 이 비유를 설명하자면, 교회는 고기를 낚는 그물과 같습니다. 거기에는 좋은 신자도 있고 나쁜 신자도 있습니다. ‘그물에 가득하매는 하나님이 정하신 심판의 때가 왔음을 연상시킵니다. ‘앉아서는 어부들이 물고기를 선별하는 모습입니다. 마지막 날에 세상을 심판 하실 인자도 하나님 우편에 앉아서 인류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알곡과 가라지가 같이 자라고,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가 같이 잡히지만, 우리의 능력과 지혜와 영성으로는 누가 알곡이고 누가 가라지인지, 누가 좋은 물고기이고 나쁜 물고기인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 우리는 서로를 섣부르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약간의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알곡이다 좋은 물고기다판단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약간의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가라지다 나쁜 물고기다판단합니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판단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판단은 하나님만이 하십니다. 내가 저 사람을 판단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내가 하나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교만입니다. 불경입니다.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인류 최고의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겁니다.

 

우리 인간은 판단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겸손하게 하나님의 판단을 받는 존재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그물이 가득한 때’ ‘앉아서심판하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자비와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 내가 심판을 받고 어두운 데로 쫓겨나 이를 갈게 될지, 저 사람이 심판을 받고 어두운 데로 쫓겨나 이를 갈게 될지, 누가 그렇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구원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신앙생활 하면서 옆 사람을 제발 판단하지 마십시오. 정죄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에게 기대를 걸지도 마십시오. 우리가 함께 배를 타고 거친 삶의 바다를 건너가고 있는 믿음의 동지들은 나의 판단을 받고 나의 정죄를 받고 나의 기대를 받는 자들이 아니라, 나의 용서를 받고 나의 용납을 받고 나의 기도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판단하지 마십시오. 정죄하지 마십시오. 기대하지 마십시오. 대신 용서하십시오. 용납하십시오. 그리고 기도하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천국은 마치 이런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우리에게 보이신 천국이 이제 좀 보이십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천국 백성이 된 믿음의 사람이라면 이 천국이 보여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붙드는 자에게는 이 천국이 보일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붙들지 않는 자에게는 이 천국이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간, 천국이 손에 잡히고 보이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