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1. 6. 13. 06:25

2011 6 12일 주일 예배 설교

본문: 사도행전 2:1-21

제목: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다

 

오늘은 부활절 마지막 주일이자, 성령강림절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부활의 기쁨을 마무리 하면서, 성령을 통하여 그 부활의 기쁨을 세상에 전하게 되는 시점입니다. 성령강림절은 유대인의 절기인 오순절과 겹쳐 있습니다. 그래서 성령강림절을 그냥 오순절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말은 성령이 오순절에 내려오게 된 특별한 연유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왜 성령이 하필이면 오순절에 내려오셨는지, 그리고 오순절에 강림한 성령은 어떤 분인지를 살펴 볼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유대인의 3대 절기는 유월절, 칠칠절(오순절), 그리고 초막절(장막절)입니다. 유월절은 출애굽 사건을 기념하고, 보리의 첫 수확을 드리는 날입니다. 칠칠절(오순절) 10흘의 유월절 축제가 끝나고 40일 후에,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율법을 받은 날을 기억하면서, 밀의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리는 날입니다. 그리고 초막절(장막절)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지낸 것을 기념하면서 가을 수확을 끝내고 드리는 감사제입니다. 추수감사절 같은 절기입니다.

 

유월절은 예수님의 죽음과 관련이 있습니다. 출애굽 할 당시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사람들의 집에는 여호와의 신이 들어가지 않았고, 그 피가 발라져 있지 않은 애굽 사람들의 집에는 여호와의 신이 들어가서 장자를 모두 죽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애굽의 바로 왕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내어줍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일컬어 유월절의 어린양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유대인들이 구원 받았던 것처럼, 유월절에 돌아가신 예수님의 피로 모든 사람이 구원 받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오순절(칠칠절)은 성령님과 관련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오순절에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것을 기념하면서 마침 수확한 밀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래서 오순절이 되면 예루살렘에는 빵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빵을 구워 함께 나누면서 오순절의 기쁨을 나누었던 것이지요.

 

이건 여담입니다만, 초막절(장막절)은 현재까지 예수님과 상관 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초막절을 예수님의 재림과 연결시킵니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면 아마도 초막절기에 재림하실 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근거는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재림 장면 때문입니다. 요한계시록에는 예수님의 재림 전에 일곱 천사가 일곱 양각 나팔을 부는 장면이 있습니다. 초막절의 첫날을 나팔절이라고 하는데, 민수기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여 유대인의 달력 7월 초에 나팔을 불어 안식일로 정하여 쉬라고 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쓰는 태양력으로 하면 10월쯤 됩니다.

 

20년 전 다미 선교회라고 한국에서 떠들썩했던 이단이 있었는데, 이들이 주장한 예수님의 재림이 바로 10월이었습니다. 그들이 터무니 없이 그렇게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제가 지금 설명 드린 것을 근거로 해서 그렇게 주장한 겁니다. 이단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평범하고 신실한 기독교 신자보다도 성경지식이 더 많습니다. 그들도 그럴진대, 우리들은 얼마나 더 열심을 내야 하겠습니까?

 

초막절과 예수님의 재림을 연관 짓는 것은 그냥 추측일 뿐입니다. 아무도 그 때를 모릅니다. 어느 때 오시는지 알면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아마도 평소에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세상 사람보다 더 못되게 살다 주님 오신다고 한 때에만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되려고, 그것을 이용할 뿐입니다. 알 수 없고, 알아도 별로 유익이 되지 않는 것에 신경 쓰지 말고, 매일매일을 주님 오시는 날로 생각하고 깨어 기도하면서 사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매일매일을 주님이 오시는 날로 생각하면서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종말론적인 삶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러한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능력이 임합니다. 그렇게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성령이 어떻게 내리게 됐는가를 보십시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사실 그날이 언제인지 제자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그저 예수님의 명령대로 예루살렘에 모여 한마음 한 뜻으로 기도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성령이 오순절에 강림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이들이 약속을 붙들었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우리들은 신앙생활 하면서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기 보다는, 그 약속이 가져다주는 유익만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불경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신앙이 아니라, 욕심입니다.

 

우리는 성령을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특별히 샤머니즘 전통에서 형성된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은 기독교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령을 샤머니즘 전통에서 이해를 합니다. 그렇다 보니, 성령을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자꾸 이해하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귀신이 부리는 능력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자꾸 열광주의적으로 생각합니다. 무당이 신 내리면 열광적으로 날뛰듯이, 성령을 받으면 그렇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쳇말로 난리 뽕짝을 펴야 성령이 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오늘 우리가 읽은 사도행전의 말씀에서도 성령을 그렇게 묘사하는 듯 합니다. 성령이 제자들에게 임했을 때 그 모습을 본 유대인들은 그들이 술 취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성령이 임하는 장면에서도 성령을 바람과 불의 혀에 비유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좀 조심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영인 성령을 우리의 감각으로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표현한 것이지, 그것이 성령의 실제 모습은 아닙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한 이해가 없으면 우리는 성령을 자꾸 오해하게 됩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다시 말해, 성령은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에 대해서는 그분의 주권과 그분의 속성을 이해하고 아는 듯 하지만, 성령에 대해서는 우리의 인식 안에서 제한을 두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이것이 성령이다 저것이 성령이다하고 성령을 받았네 못받았네쉽게 평가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성령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은 우리가 마음대로 인식하고 평가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성령이 곧 하나님인데,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우리 마음대로 인식하고 평가할 수 있습니까?

 

성령은 자유롭게 활동하시고 스스로 말씀하십니다. 오늘 말씀도 보십시오. 성령이 임했을 때 그 임재를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달랐습니다. 성령을 바람으로 보기도 하고, 불로 보기도 했습니다. 통일된 묘사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성령은 우리의 인식능력으로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성령의 역사를 놓아두고, 어떤 사람들은 방언을 인식했고, 어떤 사람들은 술 취했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냐면, 성령이란 우리의 인식 능력으로 알 수 있는 분이 아니라, 그분이 스스로 우리에게 말씀 하셔야 우리가 올바로 인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베드로의 설교에서 봅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두고 이러 쿵 저러 쿵말이 많은 가운데, 성령께서는 사도 베드로의 입을 빌려서 이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 말씀하십니다. 14절 말씀입니다.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

 

성령은 이렇게 스스로 말씀하시고 자신의 역사를 드러내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신앙생활을 보십시오.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마음대로 성령의 역사를 해석하고 말은 만들어 냅니다. “성령이 이렇게 했어. 성령이 이렇게 역사했어. 이건 성령의 일이야. 이건 아니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영인 성령은 당신의 때에 우리에게 역사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영을 조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원한다고 오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오지 않고, 그러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기도 하면서 하나님의 영이 우리 안에서 역사하고, 우리에게 임하고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인 성령은 당신의 때에 임하고 역사하고, 자유로운 바람처럼 당신의 뜻대로 임하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성령은 하나님입니다. 성령을 우리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 불경한 생각, 이교도적인 생각을 버리시고, 성령께 여러분의 삶을 맡겨 보십시오. 성령께 여러분의 삶을 의탁하십시오. 바람처럼 임하시고 불처럼 임하시는 성령께서 여러분의 삶을 온통 구원으로 채워주실 겁니다. 성령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