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1. 6. 6. 04:35

2011 6 5일 주일 예배 설교

본문: 누가복음 24:44-53, 사도행전 1:1-11

제목: 예수는 주님이시다

 

오늘은 승천주일입니다. 다음 주는 성령강림절(오순절)입니다. 승천일은 정확히 지난 목요일이었습니다. 승천일로부터 열흘 후에, 예루살렘에 모여서 기도 가운데 있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하늘로부터 내렸습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는 주일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두 개의 본문을 읽었습니다. 하나는 누가복음이고 다른 하나는 사도행전입니다.

 

오늘 읽지 않은 다른 본문들(에베소서 1:15-23, 시편 47)도 모두 예수님의 승천기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으면서 문자에 집착하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문자에 집착하면 성경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올바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 문자가 담고 있는 의미를 잘 살펴야 건전하고 올바른 신앙을 지닌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을 다루고 있는 기사인데, “예수께서 하늘로 올려지셨다라는 서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온전하게 파악해야 올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요즘 드라마들은 시즌 별로 제작이 됩니다. 그래서 시즌 1, 시즌 2, 이렇게 붙여져 드라마가 제작됩니다. 시즌 별로 주제와 중점이 다릅니다. 하지만 등장하는 인물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같습니다. 성경도 그렇게 씌어진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입니다. 누가라고 알려진 같은 저자가 이 두 개의 책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말로 바꾸면, 누가복음은 시즌 1이고, 사도행전은 시즌 2입니다. 시즌 1인 누가복음은 사도행전 1 1-2절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리고 시즌 2인 사도행전은 예수께서 승천하시면서 약속하신 성령을 제자들이 받고, 교회를 이루어 예수의 이름으로 성령의 능력을 어떻게 펼치는지 기록한 책입니다. 그러니까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따로 읽으며 안 되고, 꼭 같이 읽어야 합니다. 드라마를 볼 때, 시즌 1을 알아야 시즌 2가 재미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누가복음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나타나셔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과 승천하시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할 것은 승천하시는 장면이 자세하게 기록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면, 승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승천이 담고 있는 뜻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24 51절을 보십시오. 승천 장면을 간단하게 한 줄로 처리합니다.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려지시니…”

 

사도행전에서도 같은 기사를 적고 있습니다. 1 9절 말씀입니다. 여기서도 승천 장면이 한 줄로 처리됩니다. “그들이 보는데 올려져 가시니게 구름이 그를 가리어 보이지 않게 하더라.”


승천의 상황이 중요했다면
,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는 한편의 드라마 장면을 보는 것처럼 그 상황을 매우 자세하게 묘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늘로 올려졌다라는 말 한 마디로 예수님의 승천을 묘사하고 있을 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가 날마다 고백하는 사도신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하늘에 오르사…” 사도신경은 하나님에 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성령에 대하여 고백하는 신앙고백입니다. 예배 시간에 고백하는 공동신앙고백문이었기 때문에 길게 만들 수 없었고, 매우 짧게 핵심사항만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사도신경의 3분의 2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고백인데,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고백 가운데는 그의 태어나심, 고난 당하심, 죽으심, 부활하심, 승천하심, 그리고 다시 오심이 고백되고 있습니다. 이 짧은 신앙고백에 오늘 우리가 주제로 삼고 나누고 있는 승천하심이 들어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도행전의 고백은 그 진술 하나 하나가 담고 있는 뜻이 중요한데, 신앙고백은 단순히 예수라는 인물이 태어나고 고난을 겪고 죽었는데, 삼일 만에 부활해서 승천했고, 다시 올 거다, 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 하나가 담고 있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하늘에 오르사라는 구절, 즉 하늘로 올려지셨다, 승천하셨다는 구절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하늘에 오르사”, 하늘로 올려지셨다라는 것은 바로 뒤에 나오는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와 쌍을 이루는 신앙고백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서는 어떤 분인지 특별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압니다. 그런데 예수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몸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신격화시키는 것에는 익숙해도, 신을 인격화시키는 데는 서툰 것이 인간입니다. 다시 말해서 보이는 형상을 가지고 이것이 신이다, 라고 우상숭배하는 것은 쉬운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인간의 형상을 입었다라는 사실을 믿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습관과는 정반대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육신 하신 하나님인 예수가 누구인지 사람들은 파악하기 힘들어 합니다. 그렇다 보니, 세상은 육신의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인 예수를 급기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극악 무도한 일까지 저지릅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하나님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자들을 비롯한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세상 사람들에게 올바로 밝혀야 할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목숨을 다해서 예수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들이 예수가 누구인지 증거하기 위해서 외친 신앙고백이 바로, “예수가 하늘로 올려지셨다는 것과 예수가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신다라고 하는 진술입니다. 이는 예수가 하나님과 동등하다고 하는 고백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이 십자가에 매단 예수가 실은 하나님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충격적인 고백인지 상상이 가십니까? 옛날에 읽은 동화책 중에 왕자와 거지라는 동화책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왕자와 거지를 알 것입니다. 왕자는 거지 행세를 하고, 거지는 왕자 행세를 한 것이죠. 그러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그려놓은 동화책이 왕자와 거지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거지 행세를 하는 왕자가 어떤 나쁜 사람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들이 죽인 사람이 거지가 아니라 왕자였다는 것이죠.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왕자를 죽인 그 사람들은 하늘이 내려 앉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될 겁니다. 왕자가 어떤 사람입니까? 왕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제 이들은 꼼짝 없이, 왕의 명령에 의해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동일한 상황입니다. 예수라는 사람이 한낱 시골 출신 뜨네기인 줄 알았는데, 그의 선동적인 사상과 연설 때문에 골머리를 썩어서 로마 당국과 유대교 지도자들은 합작해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체제와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는데, 알고 보니 그가 하나님이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섬뜩한 일입니다.

 

예수는 세상 사람들이 그랬듯이 저들의 손아귀에 놀아날 존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상의 권세자들은 자신들이 생사박탈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죄 없는 예수를 십자가 위에서 처형했지만, 사실은 알고 보면 진짜 생사박탈권을 쥐고 있는 분은 그들이 죽인 예수라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제자들은 이 사실을 온 삶을 다해서 전했습니다. 예수가 누구인지 이들은 알고 있었기에, 자신들이 알고 있는 예수를 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는 그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다스림을 받아야 하는 하나님이었다는 것이죠.

 

사도 바울을 이 상황을 에베소서 1 21절과 22절에서 이렇게 진술합니다. “모든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과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모든 통치, 권세, 능력, 주권입니다. 그리고 모든 존재를 그의 발 아래 복종하게했다는 진술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하늘로 올리셨다”, 즉 승천은 이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인간은 아무리 우주선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도 주님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 하늘로 올라가는 사람이 주님이 되어야 한다면, 우주비행사가 우리의 주님이 되어 이 세상을 다스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습니까? 하늘로 올라갔다고 주님이 되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는 주님이기 때문에, 모든 통치와 권세, 능력 주권을 지니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러한 권세로 모든 만물을 그 발 아래 복종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를 하늘로 올리셨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승천주일을 맞아, 이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고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수는 주님이시다!” 누가 여러분의 삶의 주인입니까? 누가, 무엇이 여러분의 삶을 다스리고 있습니까? 여러분께서는 누구의, 무엇의 발 앞에 엎드려 계십니까? 누가, 무엇이 여러분의 생사박탈권을 쥐고 있습니까? 승천주일을 맞아, 우리는 예수께서 하늘로 올려지셨다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아멘 하면서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예수께서 주님이시다는 것을 고백해야 될 줄로 믿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아멘.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