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대한민국이 세계 축구사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때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입니다. 그 이후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기록을 세우며 지금 남아공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몇 없었습니다. 차범근 선수가 가장 유명했고, 지금 현재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허정무 선수 정도가 다였습니다. 이때만해도 우리 나라 축구 역사상 최강의 팀이라고 불리며 월드컵에 출선했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의 벽은 너무도 높았었죠. 예선에서 모두 패하며 예선탈락하고 맙니다. 차범근 선수 같은 특출한 세계적인 선수가 있었지만, 그 선수 한 명이 모든 것을 이루어 낼 수는 없었습니다. 축구는 협동경기이기 때문입니다.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되는 스포츠가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잘해야 합니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한국 축구팀의 전체적인 실력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간 덕분에 한국은 4강 신화를 일구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2002 월드컵 때 한국 선주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특출한 선수는 없었지만 모든 선수가 골고루 기량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적이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장면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한국 축구가 발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선수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전체적인 기량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16강 이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죠. 단순한 몽상이 아니라, 현실에 바탕을 둔 짜릿한 소망이 된 것입니다.

 

우리의 교회(신앙)생활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회(신앙)생활은 누구 하나의 특출한 믿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 구성원들의 평균적인 영성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사사 시대를 통해 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사와 같은 놀라운 카리스마를 지닌 사람이 한 명 있다고 해서 그 공동체가 번성하지 않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가 없어도, 모든 구성원들의 마음이 한 마음을 이루어 협력하여 선을 이루고 있다면 그 공동체는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는 이러한 협동정신을 키워야 합니다. 나 혼자 믿고, 나 혼자 은혜 받고, 나 혼자 하늘의 복을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려야 합니다. 교회(신앙)생활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한 몸이 되어서 하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영성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교회공동체에 속한 모든 분들이 일정 수준의 영성을 지니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거름이 되어 주고 힘이 돼줘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사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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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