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들이 "어머니를 사랑한다. 어린양처럼 천사 같은 어머니를 하나님이 계신 하늘나라로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아들은 평소 종교에 심취해서 사건 발생일 얼마 전부터 방에서 나오지 않고 방언을 하면서 괴성을 질러댔다고 합니다. 아마도 기도(방언)를 통해서 신접(하나님을 만남)했었나 봅니다. 어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겁을 먹고 있는 딸을 달래는 도중 이러한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에 의하면 정신병력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조사 도중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존속살해(자기나 배우자의 직계가족을 죽이는 일)가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어머니를 죽인 아들의 진술을 보건 데, 아마도 어머니를 죽이는 일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자신을 변호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이 진술로 살인에 대한 심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구약성경 창세기에서도 보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드리려 했던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성경의 이야기라고 은혜로 읽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그 행위도 존속살해 행위나 다름 없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삭 대신 양 한 마리를 준비해 주시고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하는 데에서 그쳤지만, 그 사건은 아들을 죽이려 했던 끔찍한 일이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생명의 근원이시고 생명을 그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 살인을 명하시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서 지어진 소설이 있는데, 한국 근대문학의 거장 김동인의 소설 <명문>입니다. 이 소설에서 전 주사라는 독실한 기독교인이 노망이 난 어머니를 편히 보내드리는 것이 하나님께 칭찬 받을 선행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독살합니다. 이 일로 전 주사는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죽습니다. 죽어서 하늘 나라에 간 전 주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법정에 또 다시 서게 됩니다. 자신이 한 일을 통해 하나님께 칭찬 받을 거라고 확신했던 전 주사는 하나님 앞에서 의기양양하지만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죽인 것은 살인죄라며 그의 지옥행을 결정하시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납니다.

 

이 세상에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자칭 거룩한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아무데나 하나님의 뜻을 갖다 붙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나님의 뜻을 행했다고 생각해 놓고 하나님께 큰 상급을 받을 거라 착각하면서 사는 것이지요자신의 부족함과 자신의 생각을 마치 하나님의 뜻인 양, 하나님의 은혜인 양 에두르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당황스럽고 곤혹스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영분별의 은혜가 꼭 필요합니다
. 분별의 은혜가 임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데나 하나님 운운하며 하나님의 뜻이라고 갖다 붙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분별의 은혜를 꼭 간구하십시오. 그래야 엉뚱한 신앙 생활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