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2. 12. 9. 04:42

한 사람을 위한 고독

 

동굴 같은 날이었다

여름을 지나 가을로 향해 가는

흰구름 엷게 깔린 하늘에

어둠처럼 끼어든 먹장 구름

귀뚜라미 소리 짙게 어둠을 가르고

어쩔 수 없는 듯이 바람은

온도를 떨어뜨려 놓는다

점점 추워진다

내 거짓말 같은 육체도 그걸

느끼고 있다

얼마나 힘이 들게 너를 찾았는데

나를 향해

한 마디의 언어도 던지지 않는 것은

긴장한 채로

마주 서 있어 그런게 아닐까

아무리 걸러내도 고독뿐인

이 밤에

처음부터 너는 낯설지 않은

이름을 가진 계절이었다

이제 와도 좋다

지나버린 시간

기억조차 못해도

나의 품으로 들어와 꿈을 꾸는

여인이 되어

푸르른 하늘 붉게 물들여 가는

노을처럼

정열적인 계절이 되어라

사랑이 되어라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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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