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큰 아들 감기예방접종 하고 오는 길, 빨간 신호에 걸려 교차로에서 잠시 정차한다. 교차로 모퉁이, 홈리스 아저씨가 붉은 색 카트를 세워두고 손에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걸하고 있다. “I am homeless. God loves all.” 그의 손에 쥐어줄 현금이 없어 난감해 하고 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큰 아들의 질문: “아버지, 저 아저씨는 저거 손에 들고 왜 저렇게 서 있어?” 이제 다섯 살 난 아들에게 이 세상의 부조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순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멈칫하다가 나는 이렇게 대답해 준다: “응, 저 아저씨는 저거 들고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중이야.” 아들은 커서 홈리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될 것이고 오늘처럼 홈리스를 보면 동전 몇 푼 손에 쥐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홈리스의 손에 동전 몇 푼 쥐어주는 동정심을 갖는 것보다 홈리스를 ‘생산’해 내는 이 세상의 부조리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정의와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참으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