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공자님 말씀하시기를
나이 사십이면 불혹(不惑)이라
여기서 ‘혹’자는 유혹(誘惑)에서의 ‘혹’자와 같은 것
풀어 설명하자면
나이 사십이면 유혹되는 것이 없다는 뜻
내 나이 사십이 되어서
공자님 말씀이 모두 뻥인 것을 알았다
나이 사십이면 유혹이 없어진 불혹의 상태가 될 줄 알았던 나는
순진하거나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풋내기였을까
내 나이 사십
불혹은커녕
온통 유혹(誘惑)뿐이니
마음이 흐트러짐은 물론이요
인생의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 막막하기까지 하다
불혹의 나이 사십이 이럴진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오십에 다다르면
과연 나는 하늘의 뜻을 깨달을 수 있을까
나 자신도 이렇게 몰라 헤매고 있는데
오십이 된들 하늘의 뜻은 어찌 알 수 있으랴
공자님 말씀이 뻥인지
아니면 공자님이 제시하신 인간됨의 기준에
내가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나는 유혹 받고 있으며
길을 잃었다는 것이다
거기 누구 나를 구원해 줄 이 없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