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2. 10. 25. 00:15

불혹?

 

공자님 말씀하시기를

나이 사십이면 불혹(不惑)이라

여기서 자는 유혹(誘惑)에서의 자와 같은 것

풀어 설명하자면

나이 사십이면 유혹되는 것이 없다는 뜻

 

내 나이 사십이 되어서

공자님 말씀이 모두 뻥인 것을 알았다

나이 사십이면 유혹이 없어진 불혹의 상태가 될 줄 알았던 나는

순진하거나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풋내기였을까

 

내 나이 사십

불혹은커녕

온통 유혹(誘惑)뿐이니

마음이 흐트러짐은 물론이요

인생의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 막막하기까지 하다

 

불혹의 나이 사십이 이럴진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오십에 다다르면

과연 나는 하늘의 뜻을 깨달을 수 있을까

나 자신도 이렇게 몰라 헤매고 있는데

오십이 된들 하늘의 뜻은 어찌 알 수 있으랴

 

공자님 말씀이 뻥인지

아니면 공자님이 제시하신 인간됨의 기준에

내가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나는 유혹 받고 있으며

길을 잃었다는 것이다

 

거기 누구 나를 구원해 줄 이 없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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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