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2. 1. 10. 09:01

2012 18일 주일 예배 설교

본문: 여호수아 14:6-16, 고전 4:1-2

제목: 갈렙에게서 배우라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선한 싸움 다 싸우고 의의 면류관을 받는 기분입니다. 수많은 전투를 승리로 장식하고, 이제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옛날,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그 꿈에도 그리던 가나안 땅을 지파별로 나누는 장면 가운데 하나가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지는 않았지만, 14 2절에 보면, 땅을 나누는 방법이 나오는데, 다름 아닌 제비뽑기입니다. 죽어라 싸워서 쟁취한 땅을, 우리 같으면 어떻게 분배받고 싶겠습니까? 우선 누가 더 혁혁한 공을 세웠는가 따져서, 가장 공이 큰 사람에게 가장 좋은 땅부터 분배하는 원칙을 세우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것은 그나마 좀 민주적인 방법입니다. 더 고생한 사람이 더 좋은 것을 차지하는 것. 그러나 그것도 사실 실제 생활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는 무조건 힘센 사람이 좋은 것을 차지하니까요.

 

세상은 이렇게 돌아갑니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강자가 되려고 안간힘을 쓰죠. 돈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배운 사람이, 더 잘생긴 사람이, 더 건강한 사람이, 등등 저 사람을 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못 견디는 세상이 인간의 보편적인 세상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땅 분배를 할 때, 그들은 세상의 이치를 따르지 않았고, 하나님의 법칙을 따랐습니다. 그것이 제비를 뽑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제비뽑기가 곧 하나님의 법칙은 아님에 유의)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신앙이 들어 있었습니다. 우선,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신앙입니다.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더 나아가, 소유권 자체를 하나님께 두는 것이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님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셔서 내가 지금 그것을 사용하고 있는 것뿐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또 한가지는 토지공개념입니다. 토지의 공동 소유개념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생각입니다. ‘네 것이 내 것이고, 내 것이 네 것이라는 개념입니다. 그러니, 어느 땅을 분배받던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주어진 땅에서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죠. 아무튼, 재산의 사유화와 개인주의가 만연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해하기 힘든 개념들이긴 하나,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정복하고 땅을 분배받을 때는 이러한 기본 정신 아래서, 제비뽑기를 통해서 그 일이 행해졌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서, 예외의 인물이 한 명 있었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은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주시는 대로, 감사함으로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니까, 갈렙이라는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땅을 소유할 권한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던 사람입니다. 어떻게 그러한 권한이 생겼는지는, 민수기 14장에 잘 나와 있습니다. 광야의 가데스바네아라는 곳에서 머물면서, 12명의 정탐꾼을 뽑아 가나안 땅으로 보냈을 때, 그것을 정탐하고 돌아온 이들 중 10명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해서 백성들의 마음을 동요시키고 혼란하게 만들었지만, 갈렙과 여호수아는 그 땅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믿음의 고백을 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보내야 했고, 출애굽 1세대는 모두 광야에서 죽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같은 주님의 일을 감당하면서도, 누구는 멸망을 받고, 누구는 축복을 받습니다.

 

축복받은 사람이 오늘 우리가 살펴보려고 하는 갈렙입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하나님 편에서 끝까지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신앙 가지고 헌신을 서슴지 않았던 갈렙은, 이제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가장 좋은 땅을 분배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니까, 갈렙은 의외의 요구를 합니다. 이 사람, 갈렙의 믿음이 또 한 번 빛나는 순간입니다.

 

갈렙은 리더 여호수아에게 나와서 자신의 요구를 말하는데, 우선 지난 날을 회상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요구는 정당한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부터 의외입니다. 우리 같으면, 정당성을 내세워 가장 좋은 땅을 분배해 달라고 서둘러 말할 텐데, 갈렙은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께 은총을 받은 사람인지, 거기에 대한 감사의 고백을 합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로 장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40세 때에 정탐꾼으로 활동했는데, 45년이 지난 지금 85세가 되었는데도 그때나 지금이나 기력이 같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건강 주셔서, 하나님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결론적으로 12절에 나옵니다.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이 산지가 어디입니까? 이 말씀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복음성가도 있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그날에 주께서 말씀하신~”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 찬양을 부를 때, 우리의 욕심을 담아서 내가 원하는 이것을 주십시오’, 라며 하나님께 떼쓰는 마음으로 부릅니다. 그런데, 갈렙이 요구하고 있는 이 산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이 산지는 기럇 아르바라는 곳으로, 헤브론이라는 도시입니다. 헤브론이라는 도시가 아름다웠기 때문에, 누구나 탐내는 곳이었기 때문에 갈렙이 달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헤브론은 땅 분배를 하고 있었을 당시, 아직 정복하지 못했던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곳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던 사람들이 아낙 사람들이었는데, 그 아낙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강성한 자들이 자리잡고 있었던 도시였기 때문입니다. 골리앗 같은 사람들이 우글거리던 곳이 헤브론이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는 선뜻 그곳을 달라고 하지 못할, 그런 꺼려지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땅 분배에서 우선권이 있었던 갈렙은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께 축복을 받은 사람인가를 이야기 한 뒤, 자신의 우선권을 자신의 잇속을 채우는데 쓰지 않고, 남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감당하겠다면서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이건,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한다는 강력한 믿음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갈렙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지금까지 부어주신 은총으로 미루어볼 때, 12절의 말씀대로, “그 성읍들이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낼 것이다.”라는 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보면, 갈렙의 믿음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15절에 보면, 그 땅에 전쟁이 그쳤다고 나옵니다. 갈렙이 헤브론을 차지하는 일화는 이어지는 15장에 잘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갈렙에 대한 평가가 14절에 나오는데, 이렇습니다.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음이라.”

 

이 말씀은 오늘 우리가 읽은 또 다른 본문인 고린도전서 4장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갈렙은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였다는 것이죠.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아는 깊은 영성의 소유자였다는 겁니다. 85세의 나이로, 거인족들과 싸워 그 땅을 차지하겠다는 신앙고백은 흔히 어떤 객기에서, 자신을 드러내려는 교만함에서, 자신의 능력을 한 번 테스트 해보겠다는 우월감에서, 하나님이 진짜 계신가 아닌가 시험해 보고 싶은 불경스러운 마음에서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였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확신의 신실한 믿음의 고백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무엇을 맡은 사람들입니까?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사도 바울께서 힘주어 말씀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향해 충성하고 있고, 하려고 합니까?

 

갈렙이 정복한 헤브론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깊은 연관이 있는 유서 깊은 곳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막벨라 굴이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 굴에 장사된 사람이 사라, 아브라함, 이삭, 리브가, 요셉이 장사되어 있는 곳입니다. 나중에 이곳은 6개의 도피성 중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헤브론은 다윗이 자신의 왕조를 세울 때 처음 왕으로 등극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매우 중요한 곳이긴 한데, 꼭 차지해야 할 땅이긴 한데,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너무 강성해서 아무도 감히 차지하겠다고 요구하지 않았던 땅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좇았던 갈렙은 바로 그 땅을 달라, ‘내가 그 험한 일을 감당하겠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하면서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라는 말씀처럼, 끝까지 하나님께 충성했습니다.

 

특별히 오늘 집사, 권사로 임직하시고, 각부서장으로 임명되시는 여러분들, 이 말씀을 잘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은 나는 누구의 일꾼인가를 늘 묵상해야 합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일꾼이지, 세상의 일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이란,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입니다. 하나님의 비밀이 뭡니까? 그게 복음입니다. 그게 세상 사람들에게는 미련해 보이는 십자가의 도입니다. 임직하시는 분들은 구원의 확신과,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서 충성을 다하겠다는 영성이 있어야 합니다.

 

행동하기 전에, 이것에 대한 묵상이 꼭 있어야 합니다. 이것에 대한 확실한 묵상이 없으면, 분주하기만 하지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교회의 덕을 세우지 못합니다. 성령의 열매를 맺기 힘들어집니다. 무슨 일을 하시든지, 기도 먼저 하시고, 말씀 먼저 보시고 하십시오. 그게 맡은 자들이 먼저 해야 할 충성입니다.

 

이것만 확실하게 삶에 자리 잡으면, 갈렙처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남들이 꺼려하는 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갈렙처럼 땅에 떨어져 겸손하게 썩어지는 밀알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교회를 확장하고 부흥시키는 귀한 사역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오늘 권사 집사로 임직하시고 각 부서장으로 임명받으시는 분들 뿐만이 아니라, 오늘 예배 드리는 우리 모두가 새롭게 시작된 2012년도, 믿음의 선배인 갈렙에게서 한 수 배워서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갈렙의 온전한 헌신이 이스라엘을 풍요롭게 했던 것처럼, 나의 온전한 헌신이 하나님께서 피로 값주고 세우신 우리 교회를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함부로 부를 수 있는 찬양이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비밀을 맡은 자로서는 당당하게, 힘차게 부를 수 있습니다. 주를 믿는 모든 자들이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 충성된 주의 일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갈렙처럼,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는 주님의 일꾼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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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