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기도의자

 

요즘에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지만, 옛날에는 우물에서 바가지로 물을 펐습니다. 요즘과 옛날 중간에는 펌프질을 해서 물을 펐습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물을 한 바가지 부은 다음 손잡이를 잡고 아래위로 펌프질을 하면 펌프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던 펌프를. 그 물을 받아서 생활용수로 사용을 했지요. 펌프에서 물을 얻으려면 물 한 바가지를 꼭 부어야만 했습니다. 그 물 한 바가지를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콜링 워터(Calling Water)라고 하고, 경제학 용어로 쓸 때는 죽어 있는 투자욕구, 성취욕구를 유발해 주는 정책을 일컫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깊은 곳에 숨겨진 것을 퍼낼 때 마중 나가서 데리고 오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기도의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도의자를 마중물 기도의자라고 이름 붙여 봤습니다. 기도의자를 사용해서 기도할 때 기도의 샘이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붙여본 이름입니다. 이 기도의자는 특별히 무릎을 꿇고 기도할 때 도움을 줍니다. 기도할 때 여러 가지 자세를 잡고 기도할 수 있으나, 뭐니뭐니해도 기도는 무릎 꿇고 할 때 가장 겸손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릎을 꿇은 채로 오랜 시간 동안 기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접힌 다리가 저리고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되면 무릎이 상해서 건강에 치명타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바로 기도의자입니다.

 

기도의자는 무릎 꿇고 기도할 때 무릎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그냥 무릎 꿇고 기도할 때보다 더 오랜 시간을 무리 없이 기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기도가 1시간 이상 길어지면 기도의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만, 어찌되었든 기도의자는 기도의 샘에서 거룩하고 참된 기도가 콸콸 쏟아져 나오도록 도와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마중물 기도의자를 가졌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기도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기도에 대한 갈급함이 있어야 기도가 나오는 것이죠.

 

아무쪼록 기도 없이 살 수 없는 그리스도인의 삶 가운데, 마중물 기도의자가 기도의 샘이 터지는데 조그만 힘이 될 수 있다면, 태양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 땀을 뻘뻘 흘리며 톱밥을 먹어가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든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기도의 샘아, 터져라!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