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경기 중 가장 이슈가 되었던 경기는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였습니다. 두 팀 모두 8강 전에서 꼭 이겨야 하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우루과이는 과거 두 차례나 월드컵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그야말로 ~ 옛날이여~’의 추억에 불과합니다. 지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4강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첫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첫 4강 진출이라는 역사 만들기를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나가 이기기를 바랬습니다. 의미 면에서 가나의 4강 진출이 더 커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의 월드컵은 너무 유럽과 남미의 독식으로 채워졌습니다. 이 긴 세월 동안 아프리카에서의 월드컵이 처음이라는 것도 매우 불공평한 일이었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조차도 힘 있는 자들의 안방에서만 즐기는 축제였으니까요. 가나의 승리로 끝나기를 바랐던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는 우루과이의 공격수 수아레스의 터무니 없는 핸들링 반칙으로 우루과이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1 1로 본 경기를 끝내고 연장전을 치르고 있었을 때 가나의 공격수가 헤딩으로 골문을 향해 질러 넣은 공을 수비하던 우루과이의 공격수 수아레스가 손으로 그것을 막아냈습니다. 이로 인해 수아레스 선수는 퇴장을 당하고 가나는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가나 선수의 실축으로 인해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고 승리의 여신은 우루과이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경기였습니다. 새로운 아프리카의 역사가 한 사람의 반칙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이렇게 반칙하는 사람 때문에 올바른 또는 더 의미 있는 길로 들어서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구주 예수님의 십자가 역사도 가룟 유다라는 한 제자의 반칙 때문에 위기를 맞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사를 바로 잡으시는 하나님께서는 그것조차도 하나님의 선하신 역사에 들어 쓰셨지요. 눈 앞에 있는 당장의 이익 때문에 저지른 반칙이 얼마나 크게 역사의 전환을 가져오는지, 우루과이의 공격수 수아레즈의 핸들링 반칙을 통해서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우루과이에서는 수아레즈가 영웅이 되었다고 하지만, 반칙으로 영웅이 되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수아레즈가 반칙하지 않고 골문으로 들어가는 골을 그냥 놓아두었더라면 그는 새로운 아프리카 역사에 동참한 보이지 않는 더 큰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입니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반칙으로 인생을 살지 말고, 좀 손해 보더라도 예수님처럼 그 길을 정정당당하게 걸어가는 역사의 주인공이 됩시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