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2012. 11. 7. 05:44

피로사회

 

내 안에 독수리가 한 마리 살고 있다

그 독수리는 매일 내 간을 쪼아 먹는다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이 이런 것이었을까?

독수리에게 매일 간을 쪼였던 프로메테우스는

얼마나 피곤했을까?

 

어디 내 안에만 독수리가 살고 있으랴

현대인들은 애완동물로 강아지나 고양이를

가장 많이 키우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보이는 애완동물일 뿐

그들 마음 속에도 독수리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어떤 사람은 이 사회를 일컬어

피로사회라고 했겠는가!

피로하지 않으면 현대인이 아니고

피로하지 않으면 눈총 받는 이 사회

그야 말로 권태를 모르는 사회다

 

아무리 유명인이 TV 광고에 나와서

간 때문이야~’를 외치며 투쟁해 보지만

좀처럼

내 안에 그리고 그들 안에 살고 있는

독수리는 떠날 기미가 없다

 

오 프로메테우스여

그대의 친구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그 지긋지긋한 코카서스 산중에서 탈출했던 것처럼

우리도 이 지긋지긋한 피로사회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불을 내려주소서 우리를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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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