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OK.

 

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한국에서의 일정을 잘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는 태풍 링링이 소멸된 상태라 감사하게도 궂은 날씨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쉬이 비 오는 날씨가 물러가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비가 오는 중에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추석 명절 동안 인천에 사시는 큰어머니를 찾아 뵈었습니다. 못 찾아 뵌 지 오래 되었는데, 벌써 연세가 90이 되셨고, 치매가 걸려 저를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저를 형의 아들로 생각하시더군요.

 

명절 때 집안 어르신들을 몇 분 찾아 뵌 것 외에는 별다른 약속 없이 어머니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중에 하루 특별히 시간을 내어 모 방송사의 OOO PD를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요즘 서울에서 한창 인기 있는 광화문 근처의 서촌과 북촌 구경도 하고, 통인시장도 다녀오고, 광화문 먹거리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었습니다. OOO PD가 다음날 병원 검진이 있어 늦지 않은 시간에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는 저녁 때쯤 OOO PD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늘 병원 OK?”

 

며칠 동안 메시지에 응답이 없던 OOO PD는 제가 비행기 타고 귀국하는 날 통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간 벌어진 일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다니던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데, 유방암이 의심된다며 급하게 큰 병원에 갔었답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다행히도 작은 병원에서 오진을 한 것 같다며, 몇 개의 혹이 있지만 괜찮다고 했답니다. 며칠 사이에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며, 저의 메시지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서 답을 못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I am OK.” 그리고 전한 OOO PD의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I am OK.’라고 말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 인줄 몰랐어요.”

 

그렇죠. 우리가 모두 잘 지내는 것 같아도, 인생이 하루 아침에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누군가 나에게 “Are you OK? 잘 지내세요?”라고 물어올 때, “I am OK. 네, 잘 지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올해는 한국에 갈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잘 지내고 계시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수술 소식을 듣고 서둘러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어머니의 수술 소식을 알게 된 것도 어머니의 수상한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카톡 전화를 하신 어머니께서 뜬금없이, “잘 지내니? 너희들만 건강하면 됐다.”하시며 전화를 끊으셔서, 수상쩍어 형에게 전화를 했더니 어머니가 간을 3분의 1 잘라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와서 계획에 없던 한국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I am OK.” 이 세 마디 말을 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이 세 마디의 말을 누군가에게 할 수 있다면, 참 다행스러운 일이고, 참 감사한 일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묻고 싶습니다. “Are you OK?” 미소와 함께 이런 대답을 듣고 싶네요. “I am OK.”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