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초기 기독교문서인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 The Epistle to Diognetus>를 보면 정말 멋진 말이 나온다.

 

"In a word, what the soul is in a body, this the Christians are in the world"(ED, 6:1).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혼이 몸에 있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있다."

 

그리스도인이 이러한 정체성을 지니고 이 세상을 산다면, 이 세상은 어떠한 세상이 될지, 상상만 해도 멋지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의 영혼이다. 그리스도인이 그 역할을 잘 감당하면, 이 세상은 영혼이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겠지만, 그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하면, 당연히 이 세상은 영혼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떠한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영혼이 아름다우면, 그 사람에 대하여 만족을 느끼고 칭찬을 하게 된다. 그런데, 영혼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시간 낭비와 괴로운 일도 없다.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의 증언대로라면, 이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이 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달린 것 아닌가. 이러한 중차대한 사명을 지닌 그리스도인은 인생을 허투루 살 수 없는 게 분명하다.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질 뿐 아니라, 뭔가 대단한 존재가 된 것 같아, 우쭐하기까지 하다. 저자가 누구인지, 물론 편지에서 밝히는 저자는 "사도의 제자(a disciple of the Apostles)'이지만, 이렇게 멋진 말을 하는 그가 매우 궁금하다.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