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홀드 니버

 

라인홀드 니버는 기독교를 세 종류로 나눈다. 1) 기독교 정통주의, 2) 자유주의적 기독교, 3) 예언자적 기독교

 

이 중에서 니버는 '예언자적 기독교'의 입장에서 자신의 사상을 전개시킨다. 그가 보기에 기독교 정통주의는 예수를 역사와 분리시키고, 자유주의적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상적 인간으로 보며 이 세상에서의 낭만주의적 이성의 부활을 꿈꾼다.

 

내가 보기에, 기독교 정통주의는 플라톤 철학의 영향 아래 있는 것 같고, 자유주의적 기독교는 합리적 이성주의 영향 아래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기독교 정통주의는 기독교 우파이고, 자유주의적 기독교는 기독교 좌파처럼 보인다. 니버는 이 두 개의 기독교 전통이 범하고 있는 오류를 잘 분석하고 있다.

 

니버가 취하고 있는 예언자적 기독교의 입장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세상을 분석하는 시각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폴 틸리히가 독일에서 망명하여 유니온 신학교로 온 이후로, 니버의 사상은 틸리히의 영향 아래 더 깊어지는 것을 본다. 그 궤적을 따라 가며 니버의 사상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다.

 

특별히 니버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인데, 그는 공산주의의 악마적 요소들을 잘 분석한다. 특별히 그들이 인간의 본성적 죄를 얼마나 쉽게 간과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지적한다. 물론 니버는 마르크스주의가 보여주는 좋은 통찰도 놓치지 않는다.

 

니버는 세상 속에 있는 '악마적 신비'를 끊임없이 지적한다. 이것은 이성의 제한성과 인간 마음의 부정직, 즉 인간이 지니고 있는 '죄성' 때문에 생기는 비극이다. 이것을 간과하면 인간은 결국 불행해질 뿐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덕적 삶에서는 무한의 옷자락에 닿는 것 같은 인간이 여전히 유한성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며, 인간이 그 유한성을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할 때 그의 삶에서 악을 증대시키지 않는 지점이 역사와 사회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이 접하는 도덕적 명령 속에 있는 가능한 것을 아는 것만큼 불가능한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An Interpretation of Christian Ethics, 82-83).

 

니버는 참 열정적이고, 건전하고, 경건하고, 좋은 학자이다. 니버를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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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