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기쁨

 

마가복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람’이 전체적인 흐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와 생활하는 동안 놀람의 경험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놀람이 무엇을 가져다 주는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흔히 예기치 못한 일을 겪었을 때 놀랍니다. 예기치 못한 일은 두 가지를 결과로 가져다 줍니다. 하나는 아픔이고, 다른 하나는 기쁨입니다. 마가복음에서 제자들은 예기치 못한 일을 겪을 때마다 놀랐고, 그 놀라움은 기쁨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놀람과, 그 놀람에서 생겨나는 기쁨으로 가득 찬 책입니다.

 

교회력의 대림절 세 번째 주일의 주제는 기쁨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예기치 못한 때, 예기치 못한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더군다나, 예수님은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그 당시 아무도 십자가에 달린 자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십자가에 달려서 죽었던 그 예수님이 부활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놀람 중의 놀람이었고, 기쁨 중의 기쁨이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놀람 가운데 살아갑니다. 그렇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예기치 못한 때,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생활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놀라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놀라지 못하는 신앙은 긴장감이 없는 신앙이요, 마음이 곤고한 자, 굳은 자는 놀람을 놀람으로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자에게는 기쁨도 오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한 번 돌아보십시오. 나는 얼마나 기쁨 가운데 살아갑니까? 혹시 기쁘지 않다면, 그것은 우리의 삶 속에 놀람이 없다는 것이고, 놀람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나의 마음이 곤고하고 굳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이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역사하실 때, 우리는 놀라야 합니다. 그래야 거기에서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성 요한이 한 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대가 갖고 있지 않은 기쁨을 얻으려면 즐겁지 않은 길도 기꺼이 걸어야 한다.

 

예수님은 즐겁지 않은 길, 골고다 언덕 길을 걸으셨기 때문에 기쁨 중의 기쁨인 부활의 기쁨을 맛보셨고, 그리고 그 기쁨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실 수 있었습니다. 즐겁지 않은 길도 기꺼이 걸으려는 그 마음, 바로 그 마음이 우리 신앙인의 마음이요, 그 마음에 놀람의 경험이 있을 것이요,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가 가져보지 못했던 기쁨을 날마다 얻게 될 것입니다. 그 기쁨이 우리의 삶을 복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기쁨을 언제나 주시는 우리 주님을 늘 갈망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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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