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 오디세이 I2018. 9. 17. 13:55

우주적 비전

(에베소서 1:3-14)

 

2017년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신경끄기의 기술(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A Counterintuitive Approach to Living a Good Life)이라는 책이고 한다.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그것은 사람들이 신경끄기를 못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재밌는 문장이 이 책에 나온다. “모든 자기계발서는 쓰레기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재미있는 모순이 숨어 있다.

 

기원전 6세기경 살았던 철학자 에피메니데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 문제는 에피메니데스도 크레타인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초대교회 사역자는? 언젠가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다. 기억하시는 분? 크레타 섬에서 목회한 훌륭한 목회자: 디도)

 

저자는 이 책이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르다는 것을 어필하지만, 결국 이 책도 자기계발서 중 하나일 뿐이다. 제목을 보면 세상만사에 대해 신경을 꺼야 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신경 쓸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 주제다.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말고, 정말 중요한 가치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신경 써야할 좋은 가치를 지닌 일과 신경을 꺼야 할 나쁜 가치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좋은 가치는 1) 현실에 바탕을 두고 2) 사회에 이로우며 3) 직접 통제할 수 있다.

나쁜 가치는 1) 미신적이고 2) 사회에 해로우며 3) 직접 통제할 수 없다. (109)

 

신경끄기의 기술이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저자는 두 남자의 대조적인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 우선 그는 데이브 머스테인의 인생을 소개한다. 그는 락밴드에서 퇴출당하여, 분노에 휩싸이게 되는데, 락밴드에서 퇴출당한 후 스스로 새로운 밴드를 결성한다. 그가 새로 만든 락밴드는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메가데스(Megadeth)라는 밴드였다. 그의 음반은 세계적으로 25백만장이나 팔렸고, 그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평생 불행하다고 느꼈다. 그를 퇴출한 락밴드는 메탈리카였다. 이 락밴드는 전세계적으로 18천만장의 음반을 판매한 전설적인 락밴드이다. 데이브 머스테인은 2003년 인터뷰에서 자신을 실패자라고 생각하며,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메탈리카에서 쫓겨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 1962,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비슷한 일이 오래전에 있었다. 세계적인 music band, 비틀즈에서 있었던 일이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이 중에 링고 스타가 드러머다. 그런데, 원래 비틀즈가 공식적으로 결성되기 전, 그 그룹의 드러머는 피트 베스트였다. 그러나, 베스트는 위의 머스테인처럼 밴드에서 퇴출당했다. 그 사건이 있은 후, 베스트는 우울증에 걸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고, 머스테인처럼 성공적인 밴드를 만들지도 못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인터뷰를 통해서 베스트는 머스테인과 사뭇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만약 계속 비틀즈의 멤버였다면, 지금처럼 행복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한다. 비틀즈에서 쫓겨났기 때문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으며, 그 과정에서 돈이나 명성보다 사랑스러운 가족에 더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 자기의 삶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그 일에 대하여 신경을 쓴 피트 베스트는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행복하게 사려면, 더 많이 신경 쓸 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 써야 한다고 한다고. 그러나,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불필요하게 너무나 많은 것에 신경을 쓰며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저자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예화를 하나 든다.

 

어떤 노인이 물건을 사러 갔는데, 그 노인이 계산원에게 500원짜리 쿠폰을 안 받아 준다며 화를 냈다는 것이다. ? 그 노인에게는 지금 그 쿠폰보다 더 신경 쓸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누군가의 말 한 마디, 불쾌한 행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자신에게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며 넘어갈 것이다. “기분 나쁘다. 그러나, 그거 신경 쓸 시간이 없다.” 그리고 잊어버린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더 중요한 일에 신경을 쓸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원할수록 결핍을 느낀다. 새로운 물건을 사고 싶을수록 가난해 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싶을수록 실제의 외모와 상관없이 자신이 못 생겨 보이는 법이다. 더 사랑받기를 열망할수록 더 외로워질 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원하거나 신경 쓸 것이 아니라, 결핍을 받아들이고,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해주는 것, 더 중요한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람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사느냐에 따라서, 그 도량이 달라진다. 에베소서 성경공부를 하면서, 우리는 가치를 어디에다가 두고 살아야 하는지를 배운다. (이렇게 중요한 것은 성경공부하는 분들만 알면 안 되고, 되도록이면 많은 이들, 모든 교회 식구들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이야기들은 다시 한 번 공유하려고 한다.)

 

우리가 오늘 봉독한 말씀은 찬미문이다. 사도 바울은 지금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왜냐하면, 성도들에게 신령한 복을 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주신 신령한 복4가지이다. 4가지 복은 다음과 같다. “선택, 예정, 구속, 그리고 하나님께서 비밀을 알려주심”. 이 중에서, 선택, 예정, 구속은 이미 우리 안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네 번째 신령한 복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려주신 것이다.

 

하나님의 비밀은 그리스도 안에 숨겨져 있었는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비밀이 드러났다. 그 비밀은 이것이다.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만물)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 여기서 통일이라고 번역된 헬라어는 아나케팔라이오오이다. 이것은 사물을 한 데 모은다는 뜻이다. , 만물을, 만물의 중심인 그리스도 안에 모아서 그의 주권 아래 굴복하게 하고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을 뜻한다.

 

만물의 통일이란, 결국, 죄와 타락으로 분열과 무질서와 혼돈에 빠진 만물을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 함께 모아, 완전한 질서와 조화와 아름다움의 상태로 회복하는 종말론적이며 우주적인 구원을 가리킨다. 성경에서 제시하고 있는 구원은 단순히 개인적인 구원이 아니다. 성경은 우리의 눈을 우주로 돌리게 한다.

 

자기 자신의 구원에만 관심을 둔 사람은 위에서 이야기한 한 노인의 이야기처럼, 자기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어떠한 일 때문에 일희일비하며 말 것이다. 그러나,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비밀을 그리스도 안에서 공유하게 된 그리스도인은 구원에 대한 관심을 자기 자신의 구원에서 우주적인 구원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신에서 벌어지는 어떠한 일에 너무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해야 할 더 큰 일이 있고, 더 중요한 가치가 있으며, 더 큰 뜻이 있기 때문이다.

 

“Overview Effect”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인식의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Frank White가 고안한 것인데, 그는 그의 책에서 지구를 떠나 우주를 탐험한 우주인들의 경험을 전하면서, 그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어떻게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는지를 말하고 있다.

 

우주에 나가서 지구를 봤더니, 지구는 굉장히 작고, 종잇장처럼 얇은 대기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굉장히 연약한 행성에 불과하더라는 것이다. 우주에서 보니까, 나라들 사이의 국경도 안 보이고, 사람들을 갈라서게 하는 갈등도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고, 이 연약한 푸른색 한 점에 불과한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지구인들이 모두 협력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분명해지더라는 것이다.

 

성경을 진지하게 들여다 보면,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 하나님께서 아주 신비로운 일을 벌이시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알려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통일할 비전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이다. 이것을 우주적 비전, 우주적 구원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여, 그 비전에 동참하는 자들이다.

 

우리가 참으로 하나님과 함께 우주적 비전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내 삶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 때문에 시간이나 물질, 또는 감정을 낭비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 때문에 잠시 기분이 나쁘거나 가던 길을 멈추어 서야할 때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내 훌훌 털어버리고, 우리의 가던 길, 더 큰 비전을 이루기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생명과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들이 있는가? 잠시 멈추어서, 오늘 말씀을 통해서 주어진, 하나님의 우주적 비전을 한 번 생각해 보라. 그 우주적 비전 속에서 그 일들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통일하시겠다는 하나님의 비밀을 알게 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어디에다가 마음을 쓰고, 어디에다가 신경을 쓰고 살아가는가?

 

Let it go. It’s OK. 그냥 떨쳐버리시라. 괜찮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과 함께 우주적 비전을 품은 그리스도인이다. 우주를 품은 사람의 마음은 우주처럼 넓기 때문에, 그 도량이 다르다. 주님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실 것이다. 주님께서 모든 것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하실 것이다. 그 소망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우주적 비전을 품은 주님의 자녀가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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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