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젖가슴
우리 엄마는 젖꼭지가 없지요.
어렸을 때는, 엄마의 젖꼭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어요.
근데 말이에요,
우리 외할머니는 어땠는지 아세요?
우리 외할머니는 한 쪽 젖꼭지만 있고 한 쪽은 없었어요.
언젠가 난 엄마에게 물어보았지요.
"엄마, 엄마는 왜 젖꼭지가 없어? 외할머니도 보니까 한쪽 젖꼭지가 없더라."
낮은 목소리로 엄마는 대답하셨죠.
"응, 너네들 젖 먹여 키우느라 그렇지 뭐.. 엄마는 젖이 잘 안 나와서
피젖을 먹일 때가 많았어.."
엄마는 원래부터 젖꼭지가 없었지요.
젖꼭지가 없는 건,
유전이거나 신체적 결함이라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난 그렇게 믿지 않아요.
엄마의 젖꼭지가 없는 건,
자식들을 키우시느라,
그보다, 나오지도 않는 젖을 짜내시느라,
엄마의 젖꼭지는 닳아서 없어진 것이라고,
그래서 엄마의 젖은 피젖이었다고,
난 믿고 있지요.
꼭지도 없는 우리 엄마의 젖가슴을
내가 왜 좋아하는지 아세요?
그건,
피거름으로 자라난
엄마의 사랑이 담겨있는 곳이라서 그렇지요.
그런 엄마의 피젖을 먹고 자란 내가,
어떻게 엄마를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내게 있어
죽는 날까지 가장 그리운 건,
엄마의 꼭지 없는 젖가슴,
바로 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