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새로우니2020. 4. 15. 09:24

아침묵상 시편 10편 - 숨어계신 하나님

https://youtu.be/CQZcBo0d2SI


여호와여 어찌하여 멀리 서시며 어찌하여 환난 때에 숨으시나이까 / 악인은 그의 마음의 욕심을 자랑하며 탐욕을 부리는 자는 여호와를 배반하여 멸시하나이다 / 악인은 그의 교만한 얼굴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를 감찰하지 아니하신다 하며 그의 모든 사상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이다 /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나는 흔들리지 아니하며 대대로 환난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나이다 / 그의 입에는 저주와 거짓과 포악이 충만하며 그의 혀 밑에는 잔해와 죄악이 있나이다 / 그가 마을 구석진 곳에 앉으며 그 은밀한 곳에서 무죄한 자를 죽이며 그의 눈은 가련한 자를 엿보나이다 / 여호와여 일어나옵소서 하나님이 손을 드옵소서 가난한 자를 잊지 마옵소서 / 악인의 팔을 꺾으소서 악한 자의 악을 더 이상 찾아낼 수 없을 때까지 찾으소서 / 여호와여 주는 겸손한 자의 소원을 들으셨사오니 그들의 마음을 준비하시며 귀를 기울여 들으시고 / 고아와 압제당하는 자를 위하여 심판하사 세상에 속한 자가 다시는 위협하지 못하게 하시리이다”(시편 10).

 

시편 10편은 전편인 9편과 함께 읽어야 하는 시편입니다. 9편과 10편을 일컬어, ‘알파벳 시편이라고 하는데요, 히브리어 알파벳 스물 두개를 문장의 처음에 배치하여 만든 시편입니다. 9편은 알레프부터 카프까지, 10편은 라멧에서 타우까지 쓰이고 있죠. 참 재밌죠?

 

숨어계신 하나님!’ 시인이 고백하는 하나님입니다. ‘숨어계신 하나님에 대한 고백은 성경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대표적인 곳이 이사야 4515절이죠. “구원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진실로 주는 스스로 숨어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숨어계신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통해 세상을 뒤흔들었던 인물이 있죠. 바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입니다. 루터의 신학을 십자가 신학이라고 부르는데요, 루터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숨어계신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신앙이라고 말합니다. 루터의 숨어계신 하나님, 십자가 신학을 더 밀고 나간 책이 위르겐 몰트만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인데요, 기독교 신앙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죠.

 

우리가 알다시피, 십자가는 고난과 고통의 자리입니다. 십자가의 자리는 마치 시인이 악인의 악행에 대하여 고발하고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악을 고발하는 자리이죠. 시인은 재판정에 들어선 것처럼, 의로운 재판장이신 하나님께 악인의 악행을 낱낱이 고하고 있는데요, 악인의 악행이 귀를 열고 들어줄 수 없는 지경입니다. 악인은 자기의 욕심을 자랑하고, 탐욕을 부리죠. , 폭력으로 남의 것을 빼앗죠. 그러면서 하나님은 자기의 악행을 절대로 벌하지 않으신다고, 하나님을 멸시합니다.

 

7절에 있는 그의 혀 밑에는 잔해와 죄악이 있나이다라는 말은 마음이 아플 지경입니다. 사탕을 혀 밑에 넣고 즐기듯이, 악인은 다른 사람의 불행, 재난, 고통, 죄악을 즐긴다는 뜻입니다.

 

악인이 이렇게 판을 치는 세상에서, 하나님은 정말로 아무런 관심도 없으신 것일까요? 시인은 그렇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그 고백이 바로 흥미롭게도,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숨어계신 하나님에 대한 고백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숨어계셔서, 십자가 위에서 일어난 고난과 고통을 거머쥐시고, 그 모든 악을 벌하시고 폐기하시며,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음에서 일으키신 것처럼, 숨어계신 하나님은 오늘도 악이 판을 치는 바로 그곳에서 악인의 팔을 꺾고, 악인을 심판하고계시는 것이죠. 그렇게 숨어계신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영성을 지니는 것이 바로 십자가 신학입니다.

 

마침, 이 방송이 나가는 날이 성금요일이네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숨어계신 하나님을 묵상해 보기 참 좋은 날입니다. 루터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을 발견했듯이, 우리도 십자가를 묵상하며, 악한 세상이지만, 그 안에 숨어계시며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악을 심판하고 계신, 신실하신 하나님을 굳게 붙들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