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새로우니2020. 4. 23. 06:19

아침묵상 시편 18편 2부 -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https://youtu.be/1Ylxwgh6gRg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편 18편을 묵상하며 하루를 열어봅니다.

 

어제 유진 피터슨 목사님 이야기를 하며 시편 18편의 묵상을 시작했는데요, 다윗의 이야기는 구약성경의 사무엘상하에 걸쳐서 장대하게 펼쳐지고 있죠. 다윗과 관련해서 흥미진진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단연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로 꼽을 것입니다.

 

시편 18편은 이렇게 시작을 하죠.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안에 피할 나의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1~2).

 

사랑하는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하고 있는 시인(다윗)의 언어를 보면, 모두 전쟁용어입니다. ‘’, ‘반석’, ‘요새’, ‘피할 바위’, ‘팡배’, ‘구원의 뿔’, ‘산성’. 시인은 지금 전쟁 용어에 빗대어,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고백하고 있는 것이죠.

 

이스라엘에는 원래 왕이 없었습니다. 그들의 신앙 체계에서 왕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 뿐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가나안 땅에 정착해 살면서 주변 나라들로부터 너무도 괴롭힘을 당하니까, 사사 또는 선지자로 불렸던 사무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에 보이는 을 세워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래서 세운 왕이 사울이었고, 사울에 이어 다윗이 왕이 된 것이죠.

 

이스라엘 백성이 왕을 요구한 제 1원인은 외적의 침입이었습니다. 농사를 지어 놓으면 외적이 침입해 모두 빼앗아 가는 일이 반복되어, 그들은 목숨을 부지하며 살아가는 일이 정말 힘겨웠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왕에게는 무엇보다 외적의 침입을 막아내는 일이 첫 번째 임무였습니다. 사울 왕의 생애도 그렇고, 다윗의 생애도 그렇고, 그들 모두 전쟁이 일상인 왕이었죠.

 

그러므로 시편 18편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미지들은, 그것을 읽는 우리 독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나, 그것을 쓴 다윗에게는 너무도 일상적인 용어들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맞닥뜨린 삶의 현실에서, 일상에서 그만큼 하나님을 가까이 느끼며 살았다는 뜻입니다.

 

자동차의 사용이 일상인 현대인들의 용어로 다윗의 고백을 바꾸어 보면, 이렇지 않을까요? “나의 엔진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주는 나의 핸들이시요, 브레이크이시며, 윈쉴드이시요, 네비게이션이시나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조금 우스꽝스러워도,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일상 용어를 통해 하나님을 표현하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일에 서툴러서 그런 것일 뿐,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이렇게 일상용어를 사용하여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신앙의 요소입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해석하며, 일상성에 대하여, 그리고 그 일상에서 날마다 하나님을 상상하는 상상력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요. “다윗은 베들레헴 언덕과 풀밭에서 아버지의 양을 돌보면서,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시고 또 가까이 계신 분이신지를 깊이 체험할 수 있었고 또한, “그는 양을 지키며 사자와 곰과 싸우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죠.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상시 늘 하나님의 장엄하심을 경배해 온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이 보이는 곰의 사나움보다 훨씬 더 실제적이었다. 기도하고 노래하며, 묵상하고 찬미하는 가운데 형성된 그의 상상력 속에는 양, , 사자를 모두 압도하는 더 크고 거대하며 강한 무엇인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하나님이었다.”(57-58).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갑자기 생겨난 어떠한 위대한 힘 때문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다윗의 일상성과 상상력에 있다는 것이죠.

 

우리에게 일상은 그만큼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겠죠. 신앙의 깊이는 일상에서 쌓아야 하는 것이지, 어떠한 특별한 때에 쌓아야 하는 게 아닙니다. 일상에서 쌓은 신앙의 깊이가 어떠한 특별한 때에 발휘되는 것이겠죠. 일이 발생했는데, 그때 신앙의 깊이를 쌓으려 한다면, 우리는 이미 발생한 일에 압도되어 신앙의 깊이를 쌓을 겨를도 없이, 휩쓸려 내려가고 말 것입니다.

 

지금 우리 모두가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골리앗 같은 팬데믹 현상 가운데서, 골리앗의 체구와 야만성, 잔인성에 압도되어 안절부절 못하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에 압도되어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간구하는 다윗과 같은 영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 같습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문장으로 오늘 묵상을 마쳐볼까 합니다. “신앙의 길은 각자가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말을 배우고 걸음마를 배우듯이 하나님 믿기를 배운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일은 말하고 걷는 것만큼 중요하며,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의미 있으며, 가장 인간적인 일이다. 동시에 그것은 가장 공적이며 가장 사회적이며 가장 정치적인 일이기도 하다”(61).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Posted by 장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