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에서의 사역
데살로니가에서 아덴으로 가는 여정은 바울에게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습니다. 그는 혼자서 아덴으로 떠나야 했고, 실라와 디모데가 합류하기를 기다리며 아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고대 도시에서 바울은 우상이 가득한 광경을 목격하고, 마음 속에서 깊은 격분을 느꼈다. 성경 사도행전 17장 16절에서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다"라는 구절은 바울의 내적 갈등을 잘 보여준다.
아덴, 즉 아테네는 고대의 지식 중심지로서, 알렉산드리아와 다소와 더불어 세 개의 주요 대학 도시 중 하나였다. 바울 자신도 학문의 도시인 다소 출신이었지만, 이제는 그의 시각이 변해 있었다. 그가 아덴을 보며 느낀 격분은 단순한 학문적 경멸이 아닌, 영적인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예전에는 같은 학문적 기반을 공유했던 그가 이제는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고, 아덴의 지성적 자랑이 우상 숭배로 변질된 모습에 실망했던 것이다. 이렇게 신앙은 뒤틀린 것을 보는 능력이다. 그리스도의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그곳에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 보이게 마련이다.
우리도 현대 사회에서 아덴과 같은 도시에서 살고 있다. 실리콘밸리처럼 지성의 중심에 있는 도시에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높은 기술력과 지식이 넘쳐나는 도시일수록, 그 속에 숨겨진 위험성도 함께 존재한다. 바울처럼 지식의 겉모습 뒤에 있는 영적 문제를 간파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도 각종 사회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헤치는 문제들을 간파하여 거기에 도전하는 신앙의 안목이 필요하다.
바울의 아덴에서의 사역은 그가 다양한 장소에서 토론을 통해 복음을 전했던 방식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한마디로, 바울의 아덴 사역은 ‘토론 사역’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유대 회당에서, 그 후에는 아덴의 시장에서, 그리고 마지막에는 공식 토론장인 아레오바고에서 복음을 전했다. 아덴은 지성인들로 가득 찬 도시로,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 같은 철학자들이 그의 논의 상대가 되었다. 이 철학자들에게 바울의 복음은 매우 새로운 가르침이었으며, 그들은 예수와 부활이라는 개념을 새로운 신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사도행전 17장 22절부터 31절까지 기록된 아레오바고에서의 연설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전혀 다른 개념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바울은 아덴 사람들이 섬기던 다신교적 신 개념을 넘어서는, 창조주 하나님과 그분의 자녀로서의 인간(우리는 그의 소생이라), 그리고 죽은 자의 부활을 전했다. 이 연설은 하나하나 뜯어보면 매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지만, 기록상 집약되어 있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바울은 아마도 더 길고 자세한 토론을 통해 이 개념들을 설명했을 것다. 핵심은 아덴 사람들에게 그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새로운 신 개념을 제시하고, 그들의 신앙을 재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아덴 사람들은 바울의 말을 조롱했다. 그들에게 예수와 부활의 개념은 너무나도 생소했고, 그들의 철학적 사고와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그의 말을 받아들이고 회심했다. 그 중에서 "아레오바고 관리 디오니시오스, 다마리라 하는 여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바울과 깊은 영적 교제, 즉 코이노니아를 나누었다.
코이노니아는 단순한 인간적 친밀함을 넘어서는 영적인 교제를 의미한다. 이 교제는 하나님 안에서의 예배, 그리스도의 성찬을 나누는 공동체적 연대, 물질적 나눔과 상호 섬김, 그리고 정서적 지지를 포함하는 관계이다. 바울의 아덴 사역을 통해 이러한 교제가 발생했으며, 이를 통해 아덴에 새롭게 형성된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
바울이 아덴에 도착한 것은 피난처럼 급하게 이루어진 여정이었으나, 그가 경험한 이 도시는 그의 사역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지적인 도시였지만, 그곳에서 바울은 철저하게 영적인 갈등을 느꼈고, 복음을 통해 새로운 사역을 시작했다. 그는 철학자들과 토론하며 복음을 전했으며, 그 결과 몇몇이 회심하여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아마도 아레오바고의 관리 디오니시오스와 다마리라는 여자가 아덴 교회의 중심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아덴에서 시작된 작은 코이노니아는 복음을 중심으로 세워진 새로운 공동체의 기초가 되었다. 이는 바울의 끊임없는 전도와 사역이 결국 영적인 결실을 맺었다는 중요한 증거이다.
오늘날 우리도 바울이 아덴에서 한 것처럼, 우리의 지역에서 코이노니아의 깊이로 들어가 교회를 세워 나가야 한다. 실리콘밸리라는 첨단 기술의 중심에서 우리는 현대 사회의 위험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영적인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바울이 아덴에서 했던 것처럼, 복음을 중심으로 한 깊은 영적 교제와 사랑을 통해, 이곳에서도 강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바울이 아덴에서 겪었던 경험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는 영적인 시각을 가지고, 우리 주변의 문화와 세속적 가치들을 꿰뚫어보며, 하나님의 진리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코이노니아를 통해, 우리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를 세워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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