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얼굴
우리는 서로 보지 않는 게 좋아요.
내 얼굴은 내 노래를 반영하지 않아요.
나는 손가락조차 휘어져 있죠.
당신은 나를 감당할 수 없을 거에요.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태초부터 인류의 눈은
가장 타락했기 때문이죠.
내가 보고 싶으면
차라리 어린왕자를 떠올려 봐요.
어린왕자가 당신에게
상자 하나를 건네 줄 거에요.
그 안은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죠.
그 안에 내 얼굴이 들어 있어요.
자, 이제 마음껏 상상해 보아요.
그게 바로 나에요.
우리,
그렇게 영원히 만나요.